해운업 관련 구조조정을 실시하면서 정부가 개별기업에 대한 평가 결과를 발표하지 않고 주채권은행의 자율에 맞긴다고 밝혀 또 다시 솜방망이 정책을 펼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정부는 오는 5월초까지 은행권 신용공여액 500억원 이상 해운사 37곳을 대상으로 살릴 기업과 부실기업을 구분하는 '옥석가리기'를 완료할 방침이다.
또, 정부 또는 민간 자금으로 선박펀드를 조성, 해운사의 보유 선박을 매입한 후 호황기때 되팔아 주는 등의 업계 지원책도 검토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산하 기업재무개선지원단은 5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해운업 구조조정 추진방향`을 발표했다.
현재 은행들은 기업구조조정촉진법에 따라 개별 기업을 대상으로 매년 6월까지 신용위험을 평가하고 있는데, 해운사의 경우 이를 1개월 앞당긴 것이다.
금융위 권혁세 사무처장은 "건설·조선사 신용위험평가와 달리 해운사에 대해 평가 기준을 제시하지는 않을 예정"이라며 "현행 제도에 따라 채권은행들이 자율적으로 구조조정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라고 말했다.
권 사무처장은 "건설·조선사 신용위험 평가 결과가 노출돼 큰 반향을 일으켰는데 해운업의 경우 등급이 발표되면 국제시장에서의 신인도가 떨어져 거래가 끊기는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등급을 발표하지 않기로 한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해운업 전체 금융권 여신규모는 16조원 정도이며 해운업 구조조정시 과잉선박을 매입해 줘야 하기 때문에 산업은행,자산관리공사 등이 매입할 지 여부에 대한 타당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과잉선박 매입과 관련 구체적인 내용은 3월에 국토부에서 해운산업 경쟁력 방안 마련할때 발표될 예정이다.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해외 매각 금지 방안에 대해서는 "선박 매각은 국내·해외 제한을 두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등급발표를 하지 않는 것이 과연 해운업 구조조정에 도움이 될지, 은행이 자율적으로 구조조정에 적극적으로 나설지 논란이 가속화 될 전망이다.
여기에 부실해운사의 선박을 정부가 떠맡는 안도 검토중이라고 밝혀 건설·조선사 구조조정에 이어 기업 살리기에 중점을 둔 솜방망이 정책이라는 지적도 많많치 않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