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지주 자회사 한국투자증권은 미성년 고객이 지난해 이후 변동성 증시에서 더 안정적인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4일 밝혔다. 가정의 달을 맞아 한국투자증권 주식계좌를 보유한 전체 미성년 고객 계좌를 대상으로 투자 현황과 특징을 분석한 결과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한국투자증권의 미성년 고객수는 16만3000명으로 2019년 말 4만9000명 대비 234% 증가했다. 지난해 한 해만 9만1000여 개의 미성년 계좌가 신규 개설됐고, 올 1분기에도 1만7000여 명이 주식계좌를 새로 만들었다. 지난해 이후 평균 9.4세의 미성년 고객이 계좌를 개설하면서 2019년 12.7세였던 전체 미성년 고객의 평균 연령은 10.8세로 낮아졌다.
미성년 고객의 증가는 최근 몇 년 간 이어진 주식투자 활성화와 공모주 투자 열풍으로 자녀 명의로 계좌를 개설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또 단순히 계좌를 개설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주식을 증여하거나, 함께 주식투자를 하면서 재테크 조기 교육에 나서는 부모도 늘었다고 봤다.
실제로 미성년 고객 계좌의 주식잔고 규모는 2019년 1274억 원에서 올 4월 말 기준 6186억 원으로 385.7% 늘었다. 같은 기간 30~40대의 주식잔고 증가율 역시 189.7% 증가했지만, 자녀 계좌의 증가율이 부모 세대를 크게 웃돌았다.
지난해 이후 이어진 롤러코스터 장세에서 미성년 고객의 수익률은 더 안정적이었다. 지난해 초부터 올해 1분기까지 미성년 계좌의 주식 수익률은 1.51%다. 같은 기간 30~40대 수익률은 -0.64%를 기록했다. 두 세대 모두 지난해 말까지 비교적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올 초 증시 조정에서 자녀 세대의 하락폭이 작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종목 선정보다 자녀 계좌의 특성상 단타 매매가 적고 장기투자의 성격이 강한 점에서 차이가 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초 이후 미성년 고객의 1인당 체결 기준 주문 건수는 19.1건으로, 30~40대 164.5건의 12% 수준에 불과하다. 반면 각 세대가 많이 보유한 종목은 삼성전자, 삼성전자 우선주, 카카오, 카카오뱅크로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한국투자증권 미성년 고객의 유형별 금융자산으로는 주식 비중이 58.8%로 가장 컸고, 다음으로는 수익증권(펀드)이 17.9%를 차지했다. 이밖에 채권 4%, 랩어카운트 2.3%, CP 1.5%, 주가연계증권(ELS)/파생결합증권(DLS) 1.3%를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펀드 중에서는 한국밸류10년어린이·한국밸류10년투자 등 장기투자 상품 비중이 크다. 선진국 주식형 펀드 중에서는 피델리티글로벌테크놀로지와 한국투자웰링턴글로벌퀄리티, 신흥국 펀드 중에서는 KB중국본토A주·한국투자베트남그로스가 보유펀드 상위 순위를 차지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금융투자의 접근성이 좋아지고 젊은 세대의 투자 비중이 높아지는 만큼 미성년 고객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미성년 고객에게 건전한 투자 문화와 경험을 제공하는 서비스로 금융시장 활성화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