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그룹ㆍ파빌리온PE 컨소시엄이 쌍용차 인수 예정자로 선정됐다. 해당 발표에 쌍방울그룹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서울회생법원은 13일 오전 쌍용차의 신청을 받아들여 조건부 인수예정자를 KG그룹ㆍ파빌리온PE 컨소시엄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11일 쌍용차 매각 주간사 EY한영회계법인에 인수제안서를 제출한 곳은 KG그룹ㆍ파빌리온PE 컨소시엄, 쌍방울그룹, 이엘비앤티 등 총 3곳이다.
이번 입찰에는 인수와 동시에 지급하는 인수대금과 함께 향후 운영자금까지 총 인수대금에 포함됐다. 조건부 인수예정자 선정은 인수 금액과 사업계획 등이 평가 항목이었다.
KG그룹ㆍ파빌리온PE 컨소시엄은 유력 인수 후보였던 KG그룹이 전략적 투자자(SI)를 맡고 쌍용차 실사 참여자였던 파빌리온PE와 캑터스PE 등이 재무적 투자자(FI)로 참여해 자금력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KG그룹은 KG ETS 환경에너지 사업부를 매각해 5000억 원을 확보할 예정이며, 현재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만 4000여억 원에 달한다.
KG그룹은 2011년 온라인 결제 부문 1위 기업인 이니시스와 모빌리언스를, 2013년에는 웅진씽크빅의 취업ㆍ직업 교육 사업 자회사인 웅진 패스원을 인수했다. 2017년에는 미국 치킨 체인업체 KFC의 한국법인, 2019년 동부제철, 2020년 할리스커피 등을 인수하는 등 다수의 M&A(인수합병) 경험을 가지고 있다.
쌍방울그룹 역시 광림, 나노스, 쌍방울, 비비안, 아이오케이, 인티니티엔티 등 다수의 인수 경험을 가지고 있다.
쌍용차 인수 후보자의 자금력이 중요한 이유는 쌍용차 재무 상태 때문이다. 쌍용차는 회생 채권 및 회생 담보권 8352억 원, 공익채권 7793억 원 등 부채만 1조5000억 원에 달한다. 인수 이후 회사 정상화를 위해서는 매년 운영자금도 3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쌍용차는 이르면 다음 주 KG컨소시엄과 조건부 투자 계약을 체결하고, 이달 말 본입찰을 위한 매각 공고를 낼 예정으로 알려졌다.
다만 매각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이번 쌍용차 매각은 는 인수 예정자와 조건부 투자 계약을 체결하고 공개 입찰을 통해 인수자를 확정하는 ‘스토킹 호스’(Stalking Horse)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본입찰에서 다른 인수 후보가 KG컨소시엄의 인수조건보다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할 경우 조건부 투자 계약이 해제되고, 최종 인수 예정자가 될 수 있다.
쌍용차는 6월 매각 공고를 내고 본입찰을 실시한 뒤 6월 말 최종인수자를선정할 예정이다. 7월 최종인수자와 투자계약를 체결한 뒤 회생계획안을 법원에 제출해 8월 말쯤 법원의 회생계획안 인가를 받는다는 목표다.
쌍방울그룹 측은 이번 인수예정자 선정에 반발하고 있다. 가처분 신청 등 법적 절차와 함께 본입찰 참여 등 끝까지 인수 의지를 관철하겠다는 입장이다.
쌍방울 관계자는 “납득하기 힘든 결과다. 이날 중으로 담합 관련 가처분 신청 등 법적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며 “본입찰에도 다시 참여해 인수 의지를 명확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KG그룹 측은 “쌍용차를 조속히 정상화해 자동차산업 경쟁력 강화와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통해 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아직 조건부 인수예정자이기에 앞으로 남은 인수 절차에 문제가 없도록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