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값이 많이 오른 상태에서 참여 기업들 대부분 제 가격을 못 받고 있다. 기본적으로 납품 실적이 없으면 다음 납품을 못 하기에 손해를 보면서도 납품하는 게 현실이다.”
홍성규 한국전선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12일 조달청장 초청 중소기업인 간담회에서 조달 계약 단가 제도 개선을 촉구하며 이렇게 말했다. 이날 간담회는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이종욱 조달청장이 중소기업 현장 애로를 청취하고 개선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종욱 청장과 중소기업계의 만남은 이번이 두 번째이다.
중소기업계는 최근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인한 공공 조달 계약 금액 제도 개선과 및 납품 기한 조정 등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물가상승에 따른 MAS(다수공급자계약) 계약 단가 조정을 촉구하며, 현재 조정·신청 검토 중인 품목에 대한 조속한 단가 인상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2021년 조달청에서 두 차례 계약 금액 조정 제도 지침을 마련했으나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김한영 한국PC콘크리트암거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물가 상승에 따른 MAS 계약단가 조정시 조정 단가는 수정 계약 이후에만 적용된다”면서 소급 적용을 건의했다. 김 이사장은 “PC콘크리트암거의 경우 작년 7월에 조정이 돼 그날 이후에는 제값을 받을 수 있으나 작년 7월 이전 계약에 대해 지금 납품하려니 30% 이상 적자가 날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임권택 한국석재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수요기관에서 현장 사정으로 실제 납품 수량은 2단계 가기 이전에 계약물량 미만으로 떨어지는 경우가 많아 손해를 보는 업체가 많다”면서 “수요기관이 정해진 물량보다 떨어지면 높은 단가로 적용받을 수 있도록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이중연 한국컴퓨팅사업협동조합 이사장은 반도체 부품 수급 문제로 컴퓨팅 장비의 MAS 납품 기간 및 계약 기간 연장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이중연 이사장은 “현재 종합쇼핑몰에 등록된 납기일이 10일인데 앞으로도 반도체 수급이 불확실해 현실적으로 준수 불가능하다”면서 “PC와 모니터는 30일로 연장하고, 컴퓨팅 장비도 30일 이상으로 연장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레미콘 업계에서는 군부대 등 오지, 터널, 납품 사각지대 등 운반사업자들이 납품을 회피하는 현장의 경우 추가운반비 지급기준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추가운반비 지급 기준이 불명확해 현장 분쟁이 심해지고 운반사업자들의 운송 거부 사례도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한편 MAS 2단계 경쟁 금액 기준 및 가격 제안 하한율을 상향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와 관련 이종욱 조달청장은 “기재부나 수요부처 예산부담 등도 고려해야하기 때문에 이 자리에서 결론은 어렵다”면서도 “물가인상 등을 감안해 적극적으로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이종욱 조달청장은 “이번 간담회에서 제기된 중소기업의 애로사항 및 정책제언은 조달업무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면서 “관련 업계와의 지속적인 현장소통으로 비합리적인 관행 등 각종 그림자 규제를 적극 개선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