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길남<사진>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31일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난 6월 통계분석을 통해 최근 이슈로 떠오른 ‘물적분할 후 상장’ 이슈가 기업 가치의 측면에서 모회사와 자회사 양측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분석해냈다. 물적분할 쪼개기 상장과 더불어 지배관계라는 면에서 동질적인 ‘모자기업 동시상장 이슈’를 통해 내린 결론이다.
남 실장은 “물적분할, 자회사 설립, 자회사 인수 등 지배관계·종속관계 있는 두 회사가 상장되는 건 상장 관점에선 비슷하다”라며 “물적분할 쪼개기 상장도 같은 지배관계에 있는 만큼(모회사의 기업가치가 자회사 상장으로 악영향을 받는 점에선) 동질적”이라고 전했다.
정부가 물적분할로 인한 소액주주 보호를 위해 내놓은 ‘주식매수청구권’에 대해선 일정 정도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봤다.
남 실장은 “물적분할이 지배주주나 경영진의 일방적인 결정으로 가지 말고 떠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는 건 떠나라는 게 아니라 떠나는 반발이 심해지면 다시 사주는 비용을 기업의 자금으로 써야 하기 때문에 큰 부담”이라며 “소액주주나 일반주주를 잘 설득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는 게 맞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추가 조치로 언급되는 ‘신주우선배정’에 대해선 다른 안을 도입한 후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반대 주주에 대한 보호안이 나왔는데 추가로 또 보호조치를 내는 건 이중적 조치이기 때문이다. 또 외국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없는 만큼 신중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실무적으로도 주주를 식별하기 어렵고 투기적 수요가 늘 거란 우려도 언급했다.
남 실장은 “신주우선배정을 위해서는 모회사의 주주를 식별해야 하는데,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상장 시점에 해당 주주가 물적분할 때부터 계속 꿋꿋이 버틴 LG화학 주주여야 한다”라며 “현재 인프라에선 식별이 어렵다”라고 전했다.
이어 “LG 화학 주식을 LG엔솔 상장 결정 시점에 산 사람들도 우선배정에 대상이 돼야 하느냐 하는 어려운 이슈도 생긴다”며 “LG엔솔 청약 때도 엄청나게 과열돼 있었던 만큼 투기적 수요 우려도 있다”고 설명했다.
물적분할 이슈가 다시금 불거지면서 최근 주주행동주의가 늘고 있는 데 대해선 정부의 소액주주 보호안이 도입되는 만큼 일단 효과를 지켜볼 것을 당부했다.
남 실장은 “올해 3월 금융당국이 물적분할 등 기업의 소유구조 변경 시 주주보호를 위한 기업의 정책을 보고서에 기술하도록 한 데다 추가 보호안이 나오는 만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