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가 내달 예정된 전기·가스요금은 인상하되 추가 인상 여부에 대해선 정해진 것이 없다고 13일 밝혔다. 이날 국무조정실의 전력산업기반기금사업 불법·부당 실태조사 발표에 대해 정권이 바뀌어서 발표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을 내놨다.
한 총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기·가스요금이 물가상승 때문에 어려운데 현실적으로 보면 더 올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는 말에 “(추가 인상 여부에 대해) 아직은 입장이 정해진 것 같진 않다”며 “(과거) 그때 우리가 고통스럽고 어렵더라도 가격을 조정하거나 에너지 소비를 줄이거나, 비용이 낮은 에너지 쪽으로 전환하면 한꺼번에 몰리는(가격을 크게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 문제가 적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전은 거의 30조 원 가까운 적자를 보이는 재정적으로도 굉장히 어려움을 겪는 그런 회사가 돼 버렸다”며 “한편으로 물가 측면에서 국민을 보호해야 하는 문제도 있고 해서, 물가 문제만 없다면 한전 재정을 빨리 정상화를 하는 게 옳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 가지 여건이 있기 때문에 한전의 시급성에 비하면 충분히 액션을 못 취하는 것들이 있다. 매크로 정책이 허용할 수만 있다면 이런 것들(한전 적자 상황)을 자꾸 최대한 빨리 털어버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국무조정실이 발표한 ‘전력산업기반기금사업 불법·부당 집행 사례 총 2276건, 금액 2616억 원을 적발’ 관련 ‘전 정부 에너지 전환 정책 압박 시각도 있다’란 질문엔 “그건 이미 2021년부터 조사한 것으로 특정한 정부가 바뀌었으니까 한 것과는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누가 일을 잘 했다면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이고, 잘못 처리가 되고 입찰 과정이 불분명하고 법규 위반, 규정 위반이 있다면 조사해서 붙이고, 재발하지 않도록 제도적인 개선도 해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다만 개선이 아니라 개악이 될 수 있는 것들은 총리실에서 조심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이 반도체에 이어 바이오도 자국 내에서 제조하도록 하는 ‘지속 가능하고 안전하며 안심할 수 있는 미국 바이오경제를 위한 생명공학·바이오제조 혁신 증진을 위한 행정명령’에 대해선 “코로나 사태, 러·우크라이나 전쟁, 미·중 갈등 등 (국가 간) 전략적 경쟁을 하다 보니까 이제는 글로벌 서플라이 체인을 과거처럼 효율성만을 기초로 하기는 어렵다고 세계가 인식하고 있다”며 “첨단에 이르는 것들은 안전한 서플라이 (내에 있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 과정이라고 봐야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한 나라가 모든 걸 다 할 순 없으니까 라이크 마인디드 컨트리라고 생각·철학이 같은 사람들, 언제라도 대화가 잘 될 수 있는 사람들, 그런 나라를 중심으로 서플라이 체인을 재편성해야 한다는 현상이 강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