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수낵호’ 출범 임박…정치 혼란에 경제 전망은 암울

입력 2022-10-24 16:01 수정 2022-10-24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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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낵, 영국 최초 非백인·210년 만의 최연소 총리 타이틀
재정정책 신뢰성 회복 절실
3대 신평사, 일제히 영국 신용등급 전망 '부정적' 하향
인플레는 40년 만의 최고 수준·파운드 가치 올해 16% 하락

영국이 단 7주 만에 또다시 총리 교체를 앞두고 있다. 재등판을 노렸던 보리스 존슨 전 총리가 불출마를 결정하면서 리시 수낵(42) 전 재무장관의 총리 등극이 확실해지고 있다. 그러나 계속되는 정치 혼란에 경제 전망은 한층 암울해지고 있다고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진단했다.

수낵 전 장관은 당선을 확정 짓게 되면 역사상 최초의 비(非) 백인, 210년 만의 최연소 총리라는 상징적인 타이틀을 얻게 된다. 타이틀은 화려하지만, 그가 처한 정치적·경제적 상황은 그 어느 때보다 암울하다.

영국은 2016년 브렉시트(유럽연합 탈퇴) 국민투표 이후 6년 사이 무려 4명의 총리가 낙마할 정도로 정국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그사이 경제는 만신창이가 됐다.

이에 차기 총리가 당면하게 될 핵심 과제로는 경제와 재정 측면의 역풍 해결이 꼽힌다. 우선 바닥에 떨어진 영국의 재정정책에 대한 신뢰성 회복이 절실하다. 지난달 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를 시작으로 피치와 무디스 등 3대 국제신용평가사가 일제히 영국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들 모두 재정 악화 우려와 정책 예측 불가능성을 하향 조정 배경으로 꼽았다.

무디스의 마리 프랑스와 전략가는 “경기 둔화를 고려할 때 영국은 주요 10개국(G10) 중 구조적으로 저조한 성과를 내는 국가”라고 혹평했다. 실제로 9월 영국의 인플레이션은 전년 대비 10.1%를 기록해 7월 찍었던 40년 만의 최고치와 같았다. 지난달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1.4% 줄어 2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달러 대비 영국 파운드화 가치는 올해에만 16% 하락했다. 달러 대비 파운드화는 이날 존슨 전 총리가 불출마를 선언한 후 1.14달러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파운드 가치가 1.05달러로 다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증시에서도 중·소형주 중심의 FTSE250지수는 올해 27% 가까이 떨어졌다.

채권시장의 불안감도 여전하다. 영국 10년물 국채(길트) 금리는 리즈 트러스 전 총리가 촉발한 금융시장 혼란으로 한때 4.1%대까지 치솟았다. 이후 4%대 밑으로 떨어졌다가 지난 21일 일주일 만에 다시 4%대를 돌파했다. 채권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그만큼 영국 채권 가치가 떨어졌다는 뜻이다.

칼 에머슨 영국 재정연구소 부소장은 “차기 총리의 핵심 초점은 재정적 책임에 있어야 한다”면서 “(시장은) 중기적으로 정부 부채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할 수 있도록 신뢰할 수 있는 계획을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실물 경제 압박도 문제다.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영국 상업용 부동산 가치는 2.6% 떨어져 2016년 7월 이후 가장 큰 하락세를 기록했다.

서민 경제는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영국 BBC가 이달 초 여론조사업체 사만타콤레스와 공동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생계비 상승이 걱정된다는 답변이 85%에 달했다. 요금 부담에 전등을 끄고 난방 켜는 것을 미루고 있다는 답변은 90%에 달했다.

그러나 정치가 계속 경제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 당장 수낵 전 장관은 ‘배신자’라는 낙인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수낵은 재무장관 시절 가장 먼저 사직서를 던져 존슨 전 총리의 사임을 촉발한 장본인이어서 집권 보수당 내에서 그를 탐탁지 않게 보는 시각이 있다.

2024년 총선을 앞두고 야당인 노동당에 지지율이 크게 밀리는 것도 정책 집행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여론조사업체 유고브가 지난주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노동당 지지율은 56%, 보수당은 37%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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