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전 8시 27분경 충북 괴산군 북동쪽 11㎞ 지역에서 규모 4.1 지진이 발생했다. 이번 지진은 올해 한반도에서 발생한 가장 강한 지진이자 38번째로 큰 규모 지진이다.
지진은 오전 8시 27분 49초에 발생했다. 기상청은 최초로 지진을 관측한 후 23초가 지난 뒤 진원 위치와 규모를 ‘괴산군 북동쪽 12㎞’와 4.3으로 발표했다가 이후 ‘괴산군 북동쪽 11㎞’와 규모 4.1로 공식 발표했다.
한반도에서 규모 4.0 이상 지진이 발생한 것은 지난해 12월 14일 제주 서귀포시 서남서쪽 41㎞ 해역에서 규모 4.9 지진이 발생한 이후 10개월 보름만이다.
기상청은 이번 지진 전 3차례 ‘전진’이 있었다고 전했다. 오전 8시 27분 49초에 규모 4.1 지진이 발생하기 약 20분 전인 오전 8시 8분 14초에 규모 1.6 지진이 있었다. 오전 8시 9분 32초와 오전 8시 27분 33초에는 각각 규모 1.3과 3.5 지진이 발생했다. 이후 오전 10시까지 12차례 여진이 이어졌다.
기상청은 이번 괴산군 지진을 “북북봉-남남서 또는 동남동-서북서 방향으로 이동하는 주향이동단층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주향이동단층은 수평으로 움직이는 단층을 의미한다.
정부는 지진이 발생한 직후인 오전 8시 30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단계를 가동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곧바로 “행정안전부 장관을 중심으로 모든 관계 부처는 지진으로 인한 피해 여부를 신속히 파악하고, 특히 전기나 통신 등 사회기반시설의 이상 여부를 즉시 점거하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충청북도는 ‘비상 1단계’를 발령하고 괴산군에 피해대응지원관을 파견했다.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는 원자력시설 긴급점검을 했고, 원자력발전소 안전에 이상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했다. 원안위는 지진 발생 위치에서 가장 가까운 원자력 시설인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거리 약 69㎞)와 한울 원전(거리 약 135㎞)에서는 지진 계측값이 지진경보 설정값(0.01g) 미만으로 경보가 발생하지 않았고 밝혔다.
소방청에는 오전 11시까지 142건의 지진 감지 신고가 접수됐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도 지진을 느꼈다는 글이 올라왔다. 트위터 실시간 트렌드에는 “잠결에 내가 몸을 심하게 떨 수 있냐”며 “침대가 어떻게 움직이지”라는 등의 놀란 반응이 속출했다.
전국 대다수 지역에서 지진의 흔들림을 느낄 수 있는 2 이상의 계기진도가 측정됐기 때문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두 번째 지진을 기준으로 계기진도는 충북 5, 경북 4, 강원·경기·대전 3, 경남·대구·서울·세종·인천·전남·전북·충남 2, 광주·부산·울산·제주 1로 측정됐다.
계기진도는 지진계 관측값으로 산출하는 흔들림 정도를 의미한다. 5는 ‘거의 모든 사람이 진동을 느끼고 그릇과 창문 등이 깨지기도 하며 불안정한 물체는 넘어지는 수준’이다. 계기진도 4는 ‘실내 많은 사람이 느끼고 일부가 잠에서 깨며 그릇과 창문 등이 흔들리는 정도’, 3은 ‘실내에서 건물 위층에 있는 사람이 현저히 느끼며 정지한 차가 약간 흔들리는 정도’다. 서울, 인천 등이 포함된 계기진도 2는 ‘조용한 상태 건물 위층의 소수 사람이 흔들림을 느끼는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