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2조5000억 원대를 오르내리던 공매도 잔고가 최근 9조~10조 원 대로 내려왔다. 특히 최근 코스피 지수를 외국인들이 끌어올리면서 숏포지션 청산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이처럼 공매도 잔고는 대폭 줄었으나 일부 투자자들이 기대했던 개별 종목 주가 상승엔 큰 영향을 주지 못한 것으로 분석됐다. 오히려 주가가 하락한 종목도 많아 공매도 누적이 많은 종목보다 장기 유망 종목 등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10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공매도 잔고 금액은 10조3057억 원으로 나타났다. 지난 5월 초 12조5000억~12조6000억 원대를 기록한 것에 비하면 2조 원 넘게 빠진 수치다.
일부 투자자들은 주식시장에서 빌려서 팔았던 주식을 되갚기 위해 다시 사는 행위인 ‘숏커버링’이 들어온다면 무조건 종목의 주가가 상승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최근의 흐름은 그렇지 못하다.
지난 5월 2일 기준 시총 대비 공매도 잔고 비중이 가장 높았던 종목은 롯데관광개발이었다. 2위는 호텔신라였다. 이들 두 기업의 공매도 비중은 10일 기준 1, 2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 종목들을 제외하고 공매도 비중이 줄어든 대다수는 숏커버링이 들어왔음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하락세를 기록한 것으로 분석됐다.
우선, LG디스플레이는 5월 2일 공매도 비중이 6.16%였으나 이달 10일 기준 2.15%로 떨어졌다. 그러나 주가는 계속 내리막길이다.
지난 5월 1주당 1만6000~1만7000원 대에 거래됐으나 이달 들어 1만2000원 대까지 떨어지다 1만4000원 대로 간신히 복귀 중이다. 하락 추세를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같은 기간 효성첨단소재도 4.23%에서 2.08%로 줄었으나 52만 원대를 기록하던 주가는 30만 원대에 머물고 있다. CJ CGV도 4.02%에서 0.89%로 확연하게 공매도 비중이 떨어졌음에도 2만7000원 대를 기록하던 주가는 1만2000원 대 까지 내려가다 현재 1만5000원을 간신히 유지 중이다.
이외에도 반년 만에 공매도 비중 최상위 종목에서 큰 폭으로 줄어든 종목 중 오히려 주가가 오르지 못한 종목은 △효성티앤씨 △HL만도(구.만도) △금호석유 △한국콜마 △아모레퍼시픽 등이 있었다.
전문가들은 통상 연말로 갈수록 공매도 숏커버링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한다.
김종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2018년부터 2021년 연말 공매도 잔고 금액은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패시브 성격의 증시안정기금 유입과 연말 공매도 상환 수요까지 고려하면 공매도 비율이 높은 종목을 선별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그러나 숏커버링 증가가 개별 종목 상승에 큰 영향을 준다고 착각할 수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매도가 많은 종목이 추세적으로 반등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라면서 “과거 공매도 급증 이후 시장 반등 국면에서 공매도 누적이 많은 종목의 주가 반등이 두드러지게 나타나지 않았던 경험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강 연구원은 “일시적인 숏 커버링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하겠지만, 시장 반등 시에도 공매도 누적이 많은 종목보다 장기 유망, 선호 종목 쪽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