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신세계L&B, 이익 한푼도 안 남긴다?

입력 2009-05-08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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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국내 굴지의 유통그룹인 신세계는 수입와인의 가격 거품을 걷어내겠다는 야심찬 계획과 함께 와인수입 전문회사인 '신세계 L&B'를 출범시켰다.

해외 와이너리(와인 양조장)로부터 직수입을 하고, 그룹이 보유한 국내 최대의 유통망을 이용해 유통구조를 단순화시키켜 소비자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와인을 맛볼 수 있도록 한다는 게 신세계의 취지다.

하지만 '신세계 L&B' 런칭을 기념한 기자간담회에서 이해할 수 없는 회사 관계자들의 발언이 연이어 나왔다.

신세계측은 "이번에 신설된 '신세계 L&B'는 마진을 남기기 위해 설립된 회사가 아니다"라며 "최종적으로는 영업이익률 0%에 가깝도록 운영하고자 한다"는 요지였다.

정당의 제1목적이 '정권 획득'에 있듯이 기업의 존립목적은 '이윤창출'이라는 것은 당연한 진리다. 그런데 영업이익을 남기지 않겠다는 말을 공식석상에서 한 것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최근 와인제품만을 구입하기 위해 백화점이나 대형마트를 방문하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며 "와인구매를 위해 방문한 고객들을 백화점이나 마트고객들을 유치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마트에서 주유사업을 실시하면서 주유소 이용 고객들을 마트 고객들로 흡수했던 효과를 이번 와인 수입전문사 설립을 통해 얻겠다는 것이 그룹의 설명이다.

고객들에게 양질의 와인을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는게 진정한 목적이라면 현재 운영중인 신세계백화점이나 이마트의 와인구매담당부서의 확대 등 조직개편을 통해서도 이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굳이 독립 계열사를 만든 이유는 무엇인가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

또한 '신세계 L&B'는 현재 신세계 그룹이 수입하고 있는 연간 와인물량 1100억원어치의 90% 수준인 1000억원까지 담당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그룹 차원의 전폭적인 지지가 없고는 불가능한 계획이다.

간담회 현장에서 "신세계 L&B도 백화점과 이마트의 하나의 협력회사에 불과할 뿐"이라고 설명했지만, 그룹 차원의 지원 없이 물량의 90%까지 담당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없을 것이다.

소비자에게 양질의 와인을 보다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겠다는 회사설립의 취지는 공감이 가지만,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감안한다면 오히려 이익을 많이 남기는 등의 회사의 발전을 통해 사회환원과 고용창출의 역할을 하는 것이 궁극적인 소비자들을 위한 경영방향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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