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이달 말 발표하는 세법개정안에 대한 막판 조율 작업을 벌이고 있다. 윤석열 정부 출범 2년 차 세법개정안인 만큼 새로운 윤곽을 제시하기보다는 앞서 발표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의 연장 선상에서 수정·보완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관심은 결혼자금 증여세 공제 한도다. 현재 10년간 5000만 원인 증여세 기본공제 한도를 결혼에 한해 1억5000만 원 수준으로 높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부의 대물림 또는 상대적 박탈감을 거론하는 비판 여론도 신중하게 고려하는 분위기다.
현재 맥주·탁주에 적용되는 종량세 물가연동제를 폐지하는 주세법 개정도 추진된다. 종량세는 맥주·탁주에 한해 주류의 양이나 주류에 함유된 알코올양에 비례해 세금을 매기는 제도다.
물가 상승을 반영하기 위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70∼130%에서 결정되는 '가격변동지수'를 정하고, 이를 전년도 세율에 곱해 매년 세율을 새로 정하는 방식인데 매년 물가 상승에 따라 주세가 기계적으로 올라가면서 주류 가격 인상을 촉발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실제로 세금 인상으로 10원의 가격 인상 요인이 발생하면 실제 소비자 가격은 100∼200원씩 올라갔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기자들과 만나 "종량세만을 이유로 맥주 가격이 15원 정도 상승 요인이 있다고 할 때 맥주 가격을 1000원에서 1015원으로만 하지는 않는다"며 "오히려 시중 소비자가격을 더욱 편승·인상하는 기저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인상 시기를 고정해두지 않고 필요한 시점이나 상황마다 국회에서 논의를 거쳐 적절한 세액을 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부동산 세제는 역전세, 전세사기 등 현안에 대응하는데 방점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양도세 중과 개편은 속도 조절에 들어간다. 현행 소득세법은 2년 이내 단기 보유하거나 다주택자가 보유한 부동산을 양도할 때 중과세율을 적용하고 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내년 5월까지 한시 유예된 만큼 내년도에 법 개정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