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국 중앙은행, 저축은행에 유동성 공급…한은도 비은행예금취급기관 대출 등 개편해야”

입력 2023-10-05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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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한국은행-한국금융학회 공동 정책심포지엄’ 개최
임건태 한은 신용정책부장 ‘한은 대출제도 개편 및 주요국 제도와의 비교’ 발표
“해외 주요국 중앙은행, 비은행예금취급기관 유동성 공급 가능”
“연준, ECB 등 대출채권 등 비시장성자산도 적격 담보로 포함하기도”

▲한국은행 신축 통합별관 외부 (사진공동취재단)
▲한국은행 신축 통합별관 외부 (사진공동취재단)
한국은행이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을 대상으로 유동성을 공급할 수 있도록 대출제도를 개편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디지털 뱅크런 등과 같은 유동성 위기가 발생했을 때 대응할 수 있도록 제도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이다.

임건태 한은 통화정책국 신용정책부장은 5일 열린 ‘한국은행-한국금융학회 공동 정책심포지엄’에서 ‘한국은행 대출제도 개편 및 주요국 제도와의 비교’ 발표를 통해 “위기 시 금융기관의 담보납입 여력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현재 특정 상황에서만 사용 가능한 대출채권의 인정 요건을 완화하고 중장기적으로 은행뿐만 아니라 비은행예금취급기관에 대해서도 적격성을 부여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임 부장은 해외 주요국 중앙은행의 경우 상설대출제도를 통해 평시에 은행뿐만 아니라 신용협동기구, 저축은행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 대한 유동성 공급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주요국은 한국은행에 비해 상설대출제도의 적격 시장성자산의 범위가 넓고(ABS, MBS 등) 비시장성자산(대출채권)을 적격 담보로 포함(연준, ECB, 영란은행, 일본은행)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반면 한은의 대출제도 중 상설대출제도(자금조정대출)는 한은법상 제약 등으로 주요국에 비해 대상기관과 적격담보의 범위가 좁게 설정돼 있어 금융안정 수단으로서 정책 실효성이 다소 제약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대출채권을 적격담보로 인정하는 것도 한은법 제65조에서 정한 특정 상황 하에서 금융통화위원회가 임시적격성을 부여하는 경우에만 해당한다. 비은행예금취급기관에 대한 유동성 공급도 한은법 제80조에 따라 특정 상황 요건 하에서 금통위 의결을 거친 경우에만 을 할 수 있다. 해당 조항에는 ‘금융기관의 신용공여(信用供與)가 크게 위축되는 등 금융기관으로부터의 자금조달에 중대한 애로가 발생하거나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경우 위원 4명 이상의 찬성으로 금융기관이 아닌 자로서 금융업을 하는 자 등 영리기업에 여신할 수 있다’고 나와 있다.

임 부장은 “한은 대출제도의 유효성 제고를 위해서는 신속한 지원을 위한 상시 모니터링체계 구축, 대출채권의 평시 담보 활용 가능성 제고 노력 등이 필요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디지털 뱅크런 등 일시적인 유동성 위기를 겪는 기관을 신속히 지원하기 위해서는 금융기관에 대한 상설 모니터링 체계를 확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임 부장은 “상설대출제도 이용기관에 대한 엄격한 사후관리 등을 통해 최종대부자 기능 강화에 따른 부작용(한국은행의 손실가능성, 도덕적 해이 등)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며 “향후 이와 같은 일련의 제도개선은 금융안정 제고뿐만 아니라 금융기관의 담보자산관리체계 효율화, 개별 담보채권 시장 활성화, 위기대응능력 강화 등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은의 비은행금융기관의 유동성 지원 확대가 시장 안정에 역할을 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한은 대출제도 개편 및 비은행 금융기관 유동성 지원 확대 방안은 시스템리스크 촉발 억제, 시스템리스크 확산 경로 차단, 시스템리스크 확산 속도 둔화 등의 효과를 통해 금융안정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평가한다”며 “특히 적격담보증권 확대는 공사채 수요기반 확보 및 조달비용 하락을 통해 재정안정에 기여할 수 있고 비은행 금융기관 유동성 지원 확대는 통화정책 파급경로의 불확실성을 완화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비은행금융기관의 도덕적 해이를 예방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일부 비은행 금융기관의 도덕적 해이를 예방하고 이번 개편 방안의 정책적 효과를 제고하기 위해서는 비은행 금융기관에 대한 한국은행의 모니터링 및 감독 기능을 강화하고 유동성 지원 전후 비은행 금융기관 리스크 요인 개선사항을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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