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리츠와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의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두 리츠는 최근 주유소‧오피스 등의 기존 자산에서 벗어나 투자자산을 다각화하며 변화를 모색했는데, 그 결과가 엇갈리고 있어서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람코자산신탁은 기존 코람코에너지리츠 이름을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로 바꾸고 새 성장전략 ‘비전(VISION) 2030’을 발표했다. 주유소 중심이던 투자대상도 가전‧요식업 매장 등으로 확대했다.
17일에는 서초 마제스타시티 타워1을 해당 리츠의 첫 오피스 투자대상으로 선정했다. 해당 빌딩을 매입하는 ‘코크렙66호 리츠’ 우선주에 재간접 투자를 하는 방식이다.
업계에서는 코람코자산신탁이 마제스타시티 타워 1‧2를 모두 취득‧운용하면서 코람코인프라리츠에 호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는 투자처를 확보했다는 점뿐만 아니라 마제스타시티 완전체가 내는 시너지가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한 리츠업계 관계자는 “최근 고금리에 자금 조달이 어려워서 마제스타시티 사례처럼 건물을 통째로 갖는 딜(거래) 클로징이 드물다”며 “두 빌딩 지분을 쪼개지 않고 소유하게 점은 리츠에 시너지 효과를 줘 향후 투자자산 다각화의 좋은 사례로 남을 것”이라고 봤다.
코람코자산신탁 관계자도 “마제스타시티 완전체를 소유하게 되면서 기존 타워2에만 쓰던 운용 인력을 1과 함께 공유하니 운용비에 효율성이 생긴다”며 “비용 절감에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도 혜택을 받아 배당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SK리츠는 SK하이닉스의 수처리센터를 포트폴리오에 편입했다. 국내 상장 리츠 중 최초로 산업시설 투자를 선택하며 자산 다각화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다.
그러나 산업용 시설이라는 낯선 자산에 대한 시장의 거부감은 상당했다. 1조 원이 넘는 수처리센터 가격에 대한 적정성 논란에 더해 SK하이닉스의 유동성 확보를 위해 매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또 오피스 자산과 달리 재매각이 어려울 것이란 우려와 7월 단행한 유상증자까지 겹치며 투자자 비판도 커졌다.
이에 SK리츠와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는 주가 또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SK리츠는 25% 가까이 하락했다. 반면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는 0.74% 상승하며 5000원 선을 유지 중이다. 부동산 침체와 고금리 악재가 겹친 데 비하면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애널리스트는 “미국과 유럽 리츠만 봐도 위험 헷지 차원에서 자산 복합화를 하는 건 맞는 방향”이라면서도 “SK리츠와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의 자산 복합화 방식에 대한 평가가 갈리는 이유는 자산 종류와 자산편입 시점의 차이 때문”라고 했다.
이어 “코람코자산신탁의 경우 비주력 주유소를 매각해 남은 차익이나 보유 중인 드라이파우더를 활용해 리츠 자산을 다각화한 데다 요새 흐름이 좋은 오피스 리츠에 투자함으로써 주주들에게 플러스 요인이 됐지만, SK리츠는 고금리 시기에 1조 원이나 되는 대규모 비주류 자산을 굳이 담을 필요가 있느냐는 비판에 시달리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