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자 전환’ 시급한 컬리, 허리띠 더 졸라맨다

입력 2023-11-1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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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금 조달하며 연내 흑자 전환 약속
못 지키면 기업 가치 하락 우려
김슬아 대표 지분 일부 희석도

▲김슬아 컬리 대표 (사진제공=컬리)
▲김슬아 컬리 대표 (사진제공=컬리)

새벽배송업체 컬리가 긴축 재정 기조를 연말까지 이어가며 사실상 ‘허리띠 졸라매기’에 돌입했다. 올해 투자금을 조달하면서 연내 흑자를 약속했는데, 이를 지키지 못할 경우 투자 조건에 의해 기업가치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16일 이커머스업계에 따르면 컬리는 이달부터 신세계의 ‘스마일페이’ 결제 서비스를 종료했다. 스마일페이 이용률이 저조했던 것이 종료 이유로 해석된다. 컬리는 2021년 스마일페이를 연동해 간편 결제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스마일페이를 제외하고 토스, 페이코,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결제 서비스는 그대로 유지한다.

컬리의 스마일페이 결제 서비스 종료로 인해 컬리는 간편결제사에 나가는 수수료 비용을 일부 줄일 수 있게 됐다. 현재 컬리는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옥 외부에 있는 별도 사무실 운영도 사실상 운영을 중단했고 여성 커리어 성장 커뮤니티인 헤이조이스를 운영하는 플래너리를 모회사로 흡수합병했다. 플래너리 지분 100%를 확보해 자회사로 편입한지 1년여 만이다.

컬리의 ‘허리띠 졸라매기’는 숫자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컬리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판매비와 관리비(판관비)는 3777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25%(252억 원) 줄어든 수준이다. 특히 올해 상반기 기준 광고선전비는 전년 동기 대비 43% 줄어든 163억 원으로 나타났고 차량 유지비는 무려 95%를 줄인 4428만 원으로 집계됐다.

▲컬리의 새벽배송 서비스인 '샛별배송'
 (사진제공=컬리)
▲컬리의 새벽배송 서비스인 '샛별배송' (사진제공=컬리)

반면 컬리는 수익성 개선에 따른 매출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중이다. 유료 멤버십을 론칭한 데 이어 컬리 상품권까지 선보였다. 컬리상품권은 금액만큼 컬리캐시로 충전할 수 있는 온라인 교환권이다. 3만 원권부터 50만 원권까지 다양하다. 선물까지 가능한 만큼 기존 고객을 통한 신규 모객도 가능하다.

8월에는 유료 멤버십인 컬리멤버십도 선보였다. 월 구독료는 1900원이다. 구독료를 내고 가입하면 매 월 2000원의 적립금을 지급받고 여기에 무료배송 쿠폰, 마켓컬리 할인쿠폰 3종, 뷰티컬리 20% 할인쿠폰을 준다. 유료 멤버십을 통해 핵심 고객층 이탈을 방지하는 한편 고정적인 매출까지 늘릴 수 있다. 뷰티컬리 제품을 확대하고 대량배송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 역시 객단가가 높다는 점을 활용한 전략이다.

이처럼 매출 확대 전략과 비용절감을 동시에 추구하는 것은 올해 초 투자금 조달과 연관이 있다. 컬리는 올해 5월 홍콩계 사모펀드 앵커에쿼티파트너스와 아스펙스캐피탈로부터 1200억 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다만 조건이 붙었다. 올해도 적자를 이어갈 경우 전환우선주의 전환비율을 1:1에서 1:1.8462343로 조정한다는 것이다.

이 경우 컬리의 주당 발행가액은 6만6148원에서 3만5829원으로 낮아지는데, 이 여파로 기업가치도 이전 대비 절반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게다가 전환비율 조정으로 김슬아 대표의 지분도 희석된다. 김 대표의 낮은 지분율은 매년 지적돼왔다. 컬리 관계자는 “손익분기점을 맞추지 못했을 때 전환우선주의 전환비율을 조정하는 건 맞다”며 “김슬아 대표 지분율은 좀 떨어질 수 있지만 크게 영향을 미치거나 하는 정도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컬리의 올해 상반기 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0.98% 줄어든 1조175억 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778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해 상반기 영업손실(1207억 원)과 비교하면 손실액을 약 36%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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