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기업들의 인력 미충원율이 전년 동기보다 3.7%포인트(P)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채용인원 급증으로 구인인원이 감소한 결과다.
고용노동부는 28일 발표한 ‘2023년 하반기(3분기) 직종별 사업체노동력조사’ 결과에서 3분기 종사자 1인 이상 사업체의 구인인원이 121만2000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3만9000명(3.1%) 줄고, 채용인원은 107만3000명으로 1만2000명(1.1%) 늘었다고 밝혔다. 구인인원에서 채용인원을 뺀 미충원인원은 13만9000명으로 5만1000명(27.0%) 줄고, 미충원율은 11.5%로 3.7%P 하락했다. 지난해 채용인원 급증으로 구인인원이 줄면서 미충원인원도 함께 줄어든 모습이다.
늘어난 채용은 상용근로자 5인 미만 영세 사업체에 몰렸다. 5인 이상 사업체는 구인인원(-5만3000명)과 채용인원(-1만3000명)이 모두 줄었다. 산업별로는 건설업과 숙박·음식점업, 보건·사회복지 서비스업만 구인·채용인원이 함께 증가했다. 건설업은 전체 임금근로자 중 임시·일용직 비중이 크며, 숙박·음식점업과 보건·사회복지 서비스업은 상대적으로 임금수준이 낮다. 직종별로도 음식 서비스직, 돌봄 서비스직 등 상대적 저임금 직종을 중심으로 구인·채용이 늘었다.
직능수준별로 구인인원의 68.3%, 채용인원의 69.5%가 중졸 수준 이하와 고졸 수준 업무였다. 대졸·석사 수준과 박사 수준 업무는 구인인원의 14.5%, 채용인원의 13.9%에 불과했다. 미충원율은 고졸 수준에서 37.6%로 가장 높고, 박사 수준에서 1.6%로 가장 낮았다.
사업체들은 구인 노력에도 채용하지 못한 사유로 ‘임금수준 등 근로조건이 구직자의 기대와 맞지 않기 때문(24.2%)’, ‘사업체에서 요구하는 경력을 갖춘 지원자가 없기 때문(20.9%)’을 꼽았다. 중졸 이하 수준과 고졸 수준에선 ‘임금수준 등 근로조건이 구직자의 기대와 맞지 않기 때문’, ‘구직자가 기피하는 직종이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구인·채용 둔화는 당분간 지속할 전망이다. 지난해 상반기 대규모 채용으로 인력 부족이 개선된 데다, 고물가 장기화에 따른 소비 부진에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채용 수요도 줄어서다.
올해 3분기 인력 부족률은 2.9%로 전년 동기보다 0.5%P 하락했다. 이에 전체 사업체의 채용 계획인원은 55만6000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8만1000명(12.7%) 감소했다.
산업별로는 제조업(13만7000명), 도·소매업(6만6000명), 보건·사회복지 서비스업(5만9000명), 숙박·음식점업(5만2000명) 등 4개 산업이 전체 채용 계획인원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는데, 제조업은 채용 계획인원 중 2만 명이 외국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