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5일 하락 기록한 11번 중 6번 그 해 주가 하락해
S&P500 지수도 첫 5일 하락 시 절반 주가 1% 이하
올해 첫 5거래일간 3.47% 하락…하락 해 중 7번째로 높아
지난 29년간 코스피200지수가 새해 첫 5일간 하락하면 주가도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도 첫 5일간 지수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8일 본지가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 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국내 증시에서 코스피200지수가 첫 5거래일간 하락한 해는 그 해 연간 주가 등락률이 평균 0.05%를 기록했다. 코스피200지수가 개설된 이듬해 1995년부터 29년간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첫 5거래일 동안 코스피200 지수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11번 중 6번(54.5%)은 주가가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절반 가까운 해의 연간 주가가 하락한 것으로, 코스피 지수가 긴 호흡에서 보면 ‘우상향’하는 형태를 띠었던 점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높은 확률로 풀이된다. 코스피200 지수는 1995년 말 종가기준 기준 100.01로 시작해 1998년 277선까지 떨어졌다가 2021년 400선을 돌파한 후 340선을 기록 중이다.
미국 월가에선 1년 중 첫 5거래일 또는 한 달간 주식 시장 실적이 1년 전체가 좋을지 나쁠지를 예측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있다. 주식 트레이더 연감(stock trader‘s Almanac)에 따르면 1950년 이후 첫 5일간 S&P500 지수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경우 절반 가까운 해의 연간 주가가 1%에 못 미치는 상승률을 나타냈다. 국내 증시도 미국 증시와 비슷한 양상을 보인 것이다.
첫 5일간 코스피200이 하락한 후 그 해 주가도 마이너스를 기록한 해(6번)는 주가 평균이 -22.7%로 집계됐다. 연간 주가를 보면 1995년 -10.35%, 2000년 -51.27%, 2008년 -39.34%, 2014년 -7.64%, 2015년 -1.50%, 2022년 -26.15%다.
첫 5일간 상승한 해(18번) 중 72.2%(13번)는 그해 연간 주가도 상승했다. 첫 5일간 상승한 해의 전체 연간 주가는 평균 28.6%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첫 5일간 상승했던 지난해에도 지수는 22.97% 올랐다.
올해 첫 5일간 코스피200은 -3.47%(357.99→345.58)를 기록했다. 이는 1995년부터 30년간 20번째로 좋은 출발이이다. 마이너스를 기록한 해 중에선 7번째로 높은 성적이다.
증권가는 올해 증시 전망에 대해 ‘상고하저’를 예상하는 한편, 긴축 재개 우려가 나올 경우 하락세가 나올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수 궤적은 상반기 상승, 하반기 횡보를 전망하고 고점은 2분기 초를 예상한다”며 “상반기는 금리 인하 기대와 함께 정부의 증시 부양책 효과가 이어지는 한편 하반기는 정책 효과 소멸과 대외 정치 리스크로 지수가 흔들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하락장의 트리거는 금리인하가 아니라, 긴축 재개 우려 (데드 크로스)가 될 것이다. 일각의 우려와는 달리, 이번엔 연준의 금리인하는 증시 하락장을 불러오지 않을 것”이라며 “1960~70년대 (인플레 시대)에도 금리인하 전후엔 경기침체가 나타난 적이 있으나 이 시기에 발생한 경기침체는 하락장과 별로 관계가 없었다. 오히려 경기침체 중 본격적으로 금리 인하가 시작되면, 이것이 매수 시그널이 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