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 연초부터 수주 소식…신조선가 상승으로 일석이조 효과

입력 2024-01-14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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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한국조선해양, 연초에만 25척 수주
삼성중공업은 2조 원대 FLNG 수주
신조선가지수, 2008년 이후 최고점 달성
“선별 수주·도크 부족으로 조선사 협상력 상승”

▲HD현대중공업이 2023년 건조해 인도한 초대형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의 시운전 모습. (사진제공=HD한국조선해양)
▲HD현대중공업이 2023년 건조해 인도한 초대형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의 시운전 모습. (사진제공=HD한국조선해양)

연초부터 HD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이 해외 선주들로부터 수주 성공 소식을 전하며 순항하고 있다. 같은 시기 신조선가지수 상승으로 수주 협상 경쟁력도 상승해 지난해 대비 같은 수주량에도 더 큰 이익을 얻는 일석이조의 효과도 기대된다.

14일 HD한국조선해양에 따르면 4일부터 9일까지 유럽, 오세아니아, 아시아, 중동 소재 선사와 초대형 암모니아 운반선(VLAC) 2척, 중형 석유화학제품 운반선(PC선) 15척, 초대형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6척,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2척 등 총 25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체결했다. 총 계약 규모는 2조8218억 원에 달한다.

세부적으로는 HD한국조선해양은 4일 8만8000입방미터(㎥)급 LPG 운반선 2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체결하며 올해 첫 수주에 성공했고, 5일엔 오세아니아 선사로부터 8만8000㎥급 VLAC 2척을 수주했다.

8일엔 아시아 선사로부터 총 9425억 원 규모의 중형 PC선 15척을 수주했다. 울산 현대미포조선에서 건조돼 2026년 하반기까지 순차적으로 선주사에 인도된다. 9일에는 중동 선사로부터 이중 연료 추진 엔진이 탑재된 8만8000㎥급 LPG 운반선 4척과 17만4000㎥급 LNG 운반선 2척을 수주했다.

삼성중공업은 2일 북미 지역 발주처로부터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FLNG) 1기를 수주했다고 밝혔다. 수주 금액은 약 2조101억 원이다. 다만, 계약 자체는 지난달 29일에 이루어져 지난해 수주 실적에 포함됐다.

삼성중공업은 미국 엔지니어링 회사인 블랙앤비치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수주에 참여했으며, FLNG 선체 및 상부 플랜트 공정 등을 수행하게 된다.

조선사들 입장에서는 연초부터 수주 소식이 들리는 것 외에 신조선가지수가 지속 상승하는 점이 일석이조의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영국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4일 기준 신조선가지수가 180.38을 기록했다. 이전에 신조선가지수가 180을 넘어선 가장 최근 기록은 2007년 10월부터 2008년 11월까지의 약 13개월이다. 이때 당시는 조선업계가 황금기라고 불리던 시기로 최고치는 191.5였다.

현재 지수가 황금기의 절정이던 수치의 약 94%에 달하는 것인데, 업계에서는 전 세계 수주량 전망치가 2년 사이 지속 줄어듦에도 호황기가 계속되는 근거로 받아들이고 있다.

예를 들어 HD한국조선해양이 5일 수주한 초대형 암모니아 운반선 2척의 경우, 1척당 평균 단가는 약 1590억 원이었다. 이는 지난해 11월 암모니아 운반선 수주 당시 평균 단가가 1400억 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척당 이익이 2개월 사이 약 13.6% 이상 늘었다.

척당 이익률이 늘어났다는 것은 조선사들이 발주사와의 협상 테이블에서 발언권이 더 강해졌음을 의미한다.

업계에서는 수요 대비 도크(선박 건조 공간)가 부족한 상황이 지속 중이고 지난해부터 조선사들이 불필요한 저가수주는 지양하겠다는 방침을 이어가는 만큼, 올해에도 조선사들의 협상 경쟁력 우위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그 연장 선상에서 신조선가지수도 지속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지금까지의 선가는 이전 조선 호황기인 2008년 즈음과 비슷한 수준”이라며 “조선사들의 선별 수주 전략이 지속되면, 척당 가격이 우상향하는 상황을 상당 기간 이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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