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호감 갔던 여자에게 다니는 회사에 대해 얘기해줬다는 중소기업 직장인 A 씨는 갑작스러운 연락 두절에 어리둥절하다는 글을 직장인 커뮤니티에 올렸다. 월급은 대기업 못지않게 받는다는 A 씨는 단지 중소기업에 다닌다는 이유로 차였다는 상실감에 휩싸였다고 했다.
22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중소기업과 청년들의 구인·구직 미스매치의 원인이 급여뿐 아니라 기타 처우, 직장 내 문화 등으로 사회적 부정적 인식이 심각한 수준으로 파악된다.
A 씨의 사례가 단지 직장을 공개한 이유만은 아닐지라도 스스로나 다른 직장인들이 중소기업을 다니며 공감을 얻어낸 것을 볼 때 사회적 인식 개선이 필요한 수준임에 방증한다.
2년가량 제조업체 생산팀에 다닌다는 B 씨는 “아득바득 다녔으나 최근에는 퇴사하고 싶다는 생각밖에 안 하는 것 같다”라며 꼰대 문화와 휴가 통제, 인격 모독 등을 이유로 꼽았다.
B 씨는 “이직을 하고 싶어도 산업기사 두 개 들고 이직을 할 수 있을까 싶어 퇴사 생각만 하고 있다”라며 “상사의 기분 따라 인격 모독 욕을 들어가며 이 회사에 다녀야 할까 싶기도 하다”며 토로했다.
현직자들의 불만이 높은 만큼 이제 취업 시장에 뛰어든 이들은 갈 곳이 없다고 하소연한다. 반면 중소기업들은 사람을 못 구해서 힘들다고 한다. ‘일자리 미스매치’는 산업계를 넘어 사회적 문제로 굳어졌다.
고용노동청 직종별 사업체 노동력 조사 결과 지난해 10월 기준 산업별 부족 인원은 54만 명에 달했다.
이는 통계청이 고용동향에서 공개한 20~39세 실업자 수인 35만 명(지난해 11월 기준)보다 크게 많은 수치다.
중소기업의 처우가 일자리 미스매치의 본질적인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MZ세대의 경우 과거와는 달리 연봉과 승진보다 근무환경과 개인적인 활동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중소기업정책연구실 연구위원은 “청년들이 중소기업을 선호하는 비중은 과거 대비 증가하고 있지만, 아직도 원하는 환경의 중소기업과는 거리가 있다”라며 “구직자의 눈높이가 높아진 것도 현실로 받아들이고 그에 맞는 일자리가 많아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좋은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선 임금과 복지 수준을 현실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작업 환경개선이 결국 근로문화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정부도 이런 노력을 하는 기업에 여러 방면에서 지원하는 정책적인 노력도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