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들이 주주총회 시즌에 돌입한 가운데 보험업계가 내놓는 주주환원책이 투자자의 기대치에 못 미치는 분위기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보험사들이 연이어 주총을 개최해 2023년 결산 배당을 최종 승인하고 있다. 20일 삼성화재를 시작으로 21일 삼성생명, 한화손해보험, 한화생명이 22일에는 현대해상,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이 주총을 개최했다.
주총을 통해 배당이 승인되면 주총일로부터 한 달 이내에 배당금이 지급된다.
그러나 지난해 역대 최고 실적을 갈아치웠음에도 배당 성향이 후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적이 나아졌는데 배당 성향이 낮아진 것은 주주 배당 등을 이익만큼 늘리지 않았다는 뜻이다.
우선 삼성화재는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 대비 5000억 원 이상 늘었지만 배당 성향은 45.8%에서 37.3%로 낮아졌다. 삼성화재 배당 성향은 △2019년 56.2% △2020년 49.6% △2021년 45.5%로 지속해서 감소 중이다.
현대해상도 순이익이 지난해 6080억 원으로 전년(5570억 원)보다 증가했지만 배당 성향은 26.6%로 0.2%포인트(p) 줄었다. DB손보 배당 성향도 28.1%에서 18.2%로 감소했다.
생명보험업계도 비슷한 상황이다. 3년 만에 배당을 재개한 한화생명은 주주들의 기대를 모았지만 배당 성향은 2019년 수준(20%대)에 비해 낮은 18.3%에 머물렀다.
삼성생명의 경우 올해 배당 성향은 35.1%로 지난해 34%보다 올랐지만, 순이익 증가 폭에 비해 투자자의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다.
주요 보험사들이 주주환원에 소극적인 이유는 새 회계제도(IFRS17) 도입 후 첫 결산으로 실적 변동이 클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금융감독원도 1월 초 IFRS17 도입 이후 역대급 실적을 낸 보험사들에 과도한 성과급이나 배당에 유의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새 회계제도가 안정적으로 정착될 때까지 지나친 배당으로 회사 건전성을 저해하지 말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주주 환원 확대를 주문하면서도 안정적인 IFRS17 정착 때까지 과도한 배당은 유의할 것을 권고하며 수위 조절에 나서고 있다”며 “업계 특성상 재무 건전성을 우선적으로 유지하며 향후 주주 환원도 이어갈 수 있는 다양한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