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외국인의 입장에서 한국 주식시장을 바라보면 다음과 같은 생각이 자리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 주식시장은 왜 움직이지 않는 것일까? 특히 환율도 1200원 중반 수준에서 움직임이 크지 않기 때문에 외국인 입장에서 그런 생각은 더할 것이다.
장중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국내 주식시장 참여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외국인의 관점에서 상상한 국내 주식, 환율 등 금융시장 동향에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종가 기준으로 KOSPI는 1400p, 원·달러 환율은 1250~1260원 사이에서 지루한 등락과정을 한 달 넘게 반복하고 있다.
종가 기준으로 정체돼 있는 6월 국내 주식시장에 비해 아시아 주식시장 동향을 살펴보면 2009년 2분기와는 정반대의 양상이 벌어지면서 변동성이 활발하다.
단적으로 2009년 5월까지 급등세가 나타났던 대만 주식시장이 6월 들어 급격한 조정국면으로 진입한 반면 2009년 가장 부진한 주가흐름을 보였던 일본 주식시장은 눈에 띄는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주식시장은 전술한 대로 장중 변동성은 커지고 있으나 종가 기준으로는 답보상태에 불과하다.
2009년 6월 아시아 주식시장 동향은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 시정 과정에서 나타나는 변화를 나타내고 있다고 판단한다. 역시 일본, 대만, 한국 주식시장의 예를 들어 설명하면 2009년 초반 세 국가 주식시장의 PBR(주가순자산비율)은 1배 내외에서 형성됐다.
그러나 2009년 3월 이후 아시아 신흥 주식시장 위주의 랠리가 펼쳐지면서 대만 주식시장의 PBR은 1.6배까지 상승한 반면 일본, 한국 주식시장의 PBR은 각각 1.3배, 1.2배에 불과하면서 밸류에이션 격차가 확대됐다.
2009년 6월 들어 글로벌 주식시장의 상승탄력이 현저히 둔화되면서 선진 주식시장 대비 고평가된 신흥 주식시장 주가하락이 제법 큰 폭으로 진행되고 있다.
아시아 주요 주식시장인 대만, 일본, 한국 주식시장의 외국인 매매동향을 살펴봐도 대만에서는 차익실현, 일본에서는 저가매수, 한국에서는 점진적인 매수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사실이 포착된다. 즉 외국인들은 많이 오른 신흥시장보다는 덜 오른 주식시장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 주식시장의 위치는 어떠할까? 대답하면 다소 애매한 위치에 있다. 즉 선진시장에 포함 가능성이 높은 신흥시장으로서 자리한다.
이러한 애매한 위치가 불리할 때도 있지만 유리할 때도 있다. 신흥 주식시장의 조정이 급격하게 진행되는 가운데에서도 국내 주식시장의 안정성이 확보되고 있는 것을 바로 중간자적인 국내 주식시장의 위치 때문일 것이다.
최근 글로벌 주식시장을 둘러싼 환경은 그리 만만치 않아 보인다.
하지만 국내 주식시장이 나름대로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있는 것은 바로 국내 주식시장의 중간자적 위치, 그리고 경제규모나 기업실적 대비 저평가돼 있다는 사실에 기인한다고 판단한다.(국내 주식시장 PBR은 글로벌 주식시장 가운데 가장 낮으며 시가총액은 경제규모 반영에 미흡한 수준에 불과)
이러한 사실은 단기적인 불확실성 가운데에서도 한국 주식시장이 안정성을 담보하며 국내 시장 참여자들의 주식보유 유인을 크게 할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