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홍국의 아픈 손가락 하림산업, 6월 ‘논현동 하림타워’ 소집령 발동

입력 2024-05-29 15:00 수정 2024-05-29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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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 분당구 판교로 근무 영업ㆍ홍보ㆍ마케팅 등 핵심부서 이전

‘더미식’ 등 신제품 론칭 때마다 김 회장이 직접 선보였지만, 실적 곤두박질
하림지주 대규모 투자에도 만회 요원...“김 회장이 가까이 곁에 두고 지켜볼 듯”

▲하림그룹 서울 강남구 논현동 사옥 전경  (사진=이투데이DB)
▲하림그룹 서울 강남구 논현동 사옥 전경 (사진=이투데이DB)

하림그룹의 식품 계열사 하림산업이 경기 판교 오피스를 다음 달 서울 하림타워로 이전한다. 이는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의 의지에 따른 것이다. 김 회장이 특히 애착이 큰 프리미엄 간편식 브랜드 ‘더미식’ 론칭에도 불구, 실적이 나쁜 하림산업의 핵심 부서를 하림타워로 불러들여 좀 더 자세히 사업성과를 살피겠다는 것이다.

29일 재계와 식품업계에 따르면 하림산업은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로(삼평동) 사무실을 6월 중 하림지주 등이 있는 서울 강남구 논현동 하림타워로 옮길 예정이다. 전북 익산시 함열읍에 본사를 두고 있는 하림산업은 핵심부서를 현재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로 NS홈쇼핑이 입주한 판교세븐벤처밸리에서 근무토록 하고 있다. 익산 본사에는 제조공장과 총무, 재무 등 지원부서 인력이 근무하고 있고, 판교 사무실에는 연구·개발(R&D), 영업, 홍보, 마케팅 부서 인력이 업무를 영위해왔다.

하림산업 관계자는 “6월이면 연구·개발(R&D)부서를 제외한 홍보, 마케팅, 영업 등 판교에서 적을 뒀던 핵심부서가 서울 강남구 논현동 하림타워로 근무지를 옮긴다”고 전했다. 기존 하림타워에 입주해 있던 하림그룹 계열 축산전문기업 팜스코가 있던 8~11층을 비워, 판교에 있던 하림산업 인력들이 새로 둥지를 틀 계획이다. 하림산업에 자리를 내준 팜스코는 하림타워 밖 외부로 사무실을 옮길 예정이다. 현재 논현동 하림타워에는 하림산업의 모회사인 하림지주를 비롯해 하림펫푸드, 제일사료, 팜스코 등이 들어서 있다.

이번 논현동 이전은 하림산업을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시키려는 김 회장의 특명에 따라 이뤄진 것이다. 사실상 그룹의 컨트롤타워인 하림타워에 하림산업 핵심부서를 불러들여 하림그룹의 식품사업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는 구상이다. 여기다 좀처럼 실적 회복을 하지 못해 ‘아픈손가락’격인 하림산업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더욱 면밀히 들여다보겠다는 김 회장의 의지도 깔렸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하림산업은 2021년 하반기 프리미엄 전략을 내세운 ‘더미식’ 브랜드를 론칭,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식품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론칭 그해 ‘오징어게임’으로 글로벌 스타 반열에 오른 배우 이정재를 앞세워 ‘더미식 장인라면’을 선보인 데 이어, 2022년 더미식 즉석밥, 유니자장면, 2023년 만두 9종과 비빔면 제품 등을 잇달아 선보였다. 신제품 출시 때마다 김 회장은 종종 기자간담회에 직접 참석해, 질의에 답하는 등 ‘더미식 띄우기’에 열을 올렸다. 하림산업은 올해는 매운맛 트렌드를 반영해 장인라면 맵싸한맛 신제품과 사천짜장면까지 제품군을 확장하고 있다.

김 회장이 공들인 더미식 확장에도 불구, 하림산업의 실적은 실망스럽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하림산업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1095억5098만 원으로 전년(867억8327만 원)과 비교해 26.2% 불어났다. 같은 기간 당기 순손실도 1354억1483만 원으로 전년(1164억9257만 원) 대비 16.2% 늘었다. 그나마 매출액은 705억582만 원으로 전년(461억1347만 원) 대비 52.8% 증가했다.

김 회장이 식품사업에 대한 의지가 큰 만큼 하림지주는 자회사 하림산업에 대해 과감한 투자를 하고 있다. 하림지주는 1월 이사회를 열고 하림산업의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하림산업이 실시하는 3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하림지주는 지난해 2월과 7월에도 각각 300억 원, 10월엔 400억 규모의 하림산업 유상증자에 한 바 있다. 하림지주는 하림산업의 지분 100%를 가지고 있다.

하림지주의 투자를 등에 업고 하림산업은 14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해 전북 익산공장에 온라인 물류센터를 짓고 있다. 생산부터 제조, 유통까지 중간 단계 없이 D2C(소비자 직접판매)를 한 공간에서 가능하게 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통해 하림산업은 온라인 물류센터를 통해 당일 생산한 신선한 제품을 밥상 위에 올리겠다는 목표다.

하림지주 관계자는 “팜스코가 하림타워에서 외부로 나가고, 하림산업의 판교 오피스 근무자들이 논현동 하림타워로 옮기게 됐다”며 “그룹 산하 수도권 오피스의 사무공간을 최근 재배치하면서 이뤄진 조치로, 특별한 의미부여를 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하림산업 관계자는 “그룹 주요 계열사 중 식품제조사업을 영위하는 터라, 특히 김 회장의 관심이 큰 것으로 안다”며 “영업과 홍보, 마케팅 등 하림산업 핵심부서를 매일 출근하시는 하림타워에 가까이 두고 더 면밀히 살피겠다는 의도로 여겨진다”고 전했다.

▲하림그룹 서울 강남구 논현동 사옥 내부 층별안내도 (사진=문현호)
▲하림그룹 서울 강남구 논현동 사옥 내부 층별안내도 (사진=문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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