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관광객 모셔라'…정부, 입국간소화·이지드랍 확대 추진

입력 2024-06-17 09:30 수정 2024-06-17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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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외국인 방한관광 활성화 방안' 발표

방한외인 '팬데믹 대비 90%' 회복세…관광수입은 70% 그쳐
관광비자 발급기간 단축…단체관광객 K-ETA 일괄신청 확대
호텔까지 짐배송 9→16개역 확대…'기동카' 단기권 도입
"2027년까지 방한관광객 3000만명·관광수입 300억달러"

정부가 국내를 찾은 외국인 체류기간 확대, 소비 촉진을 위해 관광비자 발급기간 단축·'이지 드랍'(공항 외 수하물 수속 서비스) 확대 등 입국부터 출국까지 전 과정 편의 개선에 나선다. 팬데믹 이후 방한 관광객은 회복 흐름이지만 관광수입이 미진한 만큼, 현장 수요를 반영한 대책으로 외인 관광지출을 극대화하겠다는 것이다. 2027년까지 방한객 3000만명, 관광수입 300억달러를 목표로 제시했다.

정부는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의 '외국인 방한관광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비자심사 인프라 확충…동남아 등 관광비자 발급기간 단축

팬데믹이 마무리되면서 방한 관광객 수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관광수입은 상대적으로 미진한 것이 대책 마련 계기가 됐다. 방한 관광객은 2019년 1750만명에서 코로나19가 휩쓴 2021년 97만명으로 쪼그라들었고, 작년 1103만명으로 회복했다. 올해 1~4월 487만명으로 순항 중이다. 팬데믹 이전(2019년 동기) 대비 90% 규모다. 중국인 관광객 비중은 감소하고 베트남 등 동남아 관광객이 증가하는 추세다.

반면 올해 1~4월 관광수입은 4억9000만달러로 2019년 동기 대비 70.3%에 불과하다. 정부는 단체보다 개별여행 비중이 확대되고 쇼핑보다 문화체험 중심으로 관광 트렌드가 변화하면서 지출성향이 약화된 영향으로 보고 있다. 평균 체류일수도 지난해 7.8일에서 올해 1~4월 6.5일로 감소했고 수도권 체류 비중도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방한 관광객 증가세가 이어지도록 입국절차 간소화 등 각종 편의를 제공해 체류일을 늘리고 소비를 유도하겠다는 것이 정부 구상이다.

우선 비자심사 인력, 비자신청센터 등 인프라를 확충해 동남아 등 방한 관광객 증가 국가의 관광비자 발급 소요기간을 단축할 계획이다. 비자 발급에 짧게는 2주, 길게는 1달 이상 걸려 모객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여행업계 고충을 반영한 대책이다. 또 단체관광객의 전자여행허가(K-ETA) 일괄신청 범위를 확대하고 여권 자동판독(OCR) 기능을 도입해 입력 정보를 간소화한다. 이용자 편의를 위해 다국어 서비스 확대 및 증빙서류 제출 기능도 추가할 계획이다.

케이팝(K-pop) 연수 등 희망 외국인 대상 'K-컬처 연수비자' 시범운영을 연내 시작하고, 해외 원격근무자가 한국에서 일하며 지역관광을 즐길 수 있도록 '지역특화형 디지털노마드 비자' 도입도 검토한다. 마이스(MICE:기업회의·포상관광·국제회의·전시행사) 행사 주요 참가자에게 입국 우대심사대 이용 편의를 제공하고 국제회의 등 국제행사 분야 동반자 관광이 활성화되도록 행사 유치 시 동반자 관광프로그램을 운영할 경우 국고 지원 심사에서 우대할 계획이다.

지방공항과 해외도시 간 직항 노선도 확대한다. 올해 하반기 부산~자카르타, 청주~발리 노선을 신설하고 대구~울란바토르 노선 운항횟수를 늘릴 예정이다.

외국인 관광객 이동 편의를 제고하기 위한 '빈손 관광' 서비스도 확대한다. 짐 없이 여행할 수 있도록 고속철도(KTX) 역사에서 호텔까지 짐 배송 서비스를 현 서울·부산 등 9개 역에서 대전·동대구 등 7개 역을 추가한 16개 역에서 제공하고 출국 전 공항 밖에서 개인 수하물을 사전 위탁하는 '이지 드랍' 서비스 지역도 현 1개 거점(서울 홍대 H호텔)에서 서울 강남·영종도 등 확대를 추진한다.

◇관광단지에 복합지구 신설…'바가지' 잡는 지자체에 인센티브

외국인이 많이 사용하는 '네이버지도' 등 국내 지도 앱에서 맛집 등 주요 방문지의 사용자 후기를 확인할 수 있도록 영어·중국어 등 번역을 제공한다. 해외 신용카드로 모바일앱에서 선불금 충전이 가능한 외국인 전용 교통카드를 입국 비행편에서 판매하고, 국내 주요 도시에서 외국인 관광객이 사용할 수 있는 단기 승차권도 도입한다. 서울의 경우 내달 중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서울 내 버스·지하철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기후동행카드' 단기권(1일권 5000원·5일권 1만5000원 등)을 도입할 계획이다.

비수도권과 도심 외 지역도 편리하게 관광할 수 있도록 철도·렌터카 편의도 개선한다. 방한 항공권 구매 시 KTX 승차권을 함께 구매할 수 있는 항공-철도 연계 발권 서비스 대상역을 현 9개 역에서 강릉·대전 등을 추가한 14개 역으로 확대한다. 수서고속철도(SRT)·KTX 온라인 예매시스템 내 다국어·좌석 지정 기능 등도 추가한다.

색다른 즐길거리 공급 확대 및 쇼핑 편의 개선을 위해 '치맥', '즉석사진' 등 소위 'K-라이프스타일' 체험프로그램을 확대하고 관광단지의 1개 지구 내 숙박, 휴양·레저, 쇼핑 등 용도가 다른 여러 시설을 설치할 수 있는 '복합시설지구' 유형도 신설할 계획이다.

또한 출국 시 내국세 환급을 쉽게 받을 수 있도록 면세품 반출확인 모바일 서비스 제공 출국장을 현 인천공항·인천항·부산항 등 3곳에서 김포·김해·제주 등 지방공항 7곳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방한관광 발전 인프라도 확충한다. 관광객 방문이 많은 주요 지역 음식점의 고질적인 구인난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지난 4월부터 실시한 관련 시범사업 평가를 토대로 지역·업력 등 외국인 고용허가(E-9) 범위 확대를 검토한다. 베트남·태국·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관광객을 위해 소수 언어권 관광통역안내사 육성도 추진한다.

일부 상인의 바가지요금 등으로 방한관광 인식이 악화하지 않도록 지방자치단체의 지역축제 물가관리 노력을 '지방물가 안정관리 평가'에 반영, 우수 지자체에 특별교부세를 지급할 계획이다. 피서지 바가지요금 등 단속을 위해 민관 합동 점검반도 가동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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