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부활에 사활…일본 기업 8개사, 2029년까지 43조 원 규모 투자

입력 2024-07-09 12:51 수정 2024-07-09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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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탈탄소 수요 정조준
전력 반도체·이미지센서 등 투자 확대
美·日 10개사 후공정 개발 맞손
실리콘밸리 거점 마련

일본 정부는 물론 민간기업들도 ‘잃어버린 반도체 30년’을 되찾기 위해 천문학적인 금액을 투자하고 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9일 소니그룹, 미쓰비시전기, 롬, 도시바, 키옥시아홀딩스, 르네사스일렉트로닉스, 라피더스, 후지전기 등 주요 반도체 8개사가 결정한 2021~2029년 설비투자 계획을 정리한 결과에 따르면 이들 기업은 2029년까지 반도체 분야에 약 5조 엔(약 43조 원)을 투입한다.

일본은 1988년 전 세계 반도체 시장점유율이 50%에 달했으나 1990년대 이후 한국, 대만과의 경쟁에 밀리면서 2017년에는 점유율이 10%를 밑돌았다. 2020년대 들어서는 미·중 갈등과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공급망 혼란 등을 배경으로 반도체가 경제안보상 핵심 물자로 떠오르면서 정부와 기업이 자국 내 반도체 생산능력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반도체 부흥의 발판으로 인공지능(AI), 탈탄소, 전기차(EV) 등 미래 국가 산업 경쟁력의 기반 기술이 될 전력 반도체와 센서, 로직(두뇌용)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한다.

소니는 2021년~2026년 반도체 이미지 센서 증산 등에 약 1조6000억 엔을 투자한다. 스마트폰 카메라 등의 수요가 견조한 데다 자율주행 용도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는 2023년 나가사키현 공장에 최신 건물을 증설하고 구마모토현에 신공장을 설립한다.

AI용 데이터센터, 전기차 등 시장 확대를 겨냥해 전력을 효율적으로 제어하는 전력 반도체 증산 투자도 잇따르고 있다. 도시바와 롬 양사는 약 3800억 엔을 투입하기로 했다. 미쓰비시전기는 에너지 절약 성능이 뛰어난 탄화규소(SiC) 전력 반도체의 2026년 생산능력을 2022년도 대비 5배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구마모토현 내에 약 1000억 엔을 들여 새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AI에 필요한 최첨단의 두뇌용 반도체 분야에서는 라피더스가 2나노미터(nm, 1nm=10억 분의 1m)의 최첨단 반도체 생산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연구·개발(R&D) 비용을 포함해 총 2조 엔을 투자할 계획이다.

▲반도체 칩이 인쇄회로기판 위에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반도체 칩이 인쇄회로기판 위에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정부 지원으로 재도약을 노리는 반도체 산업의 이러한 움직임은 일본 전체 설비투자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일본 재무성의 법인기업 통계조사에 따르면 반도체 등을 제조하는 정보통신기계의 설비투자는 2022년에 2조1085억 엔으로 5년 만에 30% 급증했다.

제조업에서 반도체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1%에서 13%로 커졌다. 자동차 등 수송용 기계(15%), 화학(14%)을 바짝 뒤쫓고 있다. 반도체 분야의 거액 투자는 중장기로 이어질 것이기 때문에 전체 제조업 설비투자 호황을 이끌 것이라고 닛케이는 내다봤다.

미국과 일본의 반도체 동맹도 가속화하는 추세다. 일본 반도체 소재 제조 기업 레조낙은 전날 첨단 패키지로 불리는 후공정 기술 개발을 목표로 미국·일본 기업 10개사가 연합한 ‘US 조인트’를 설립하고 미국 실리콘밸리에 개발 및 평가 거점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반도체를 최종 제품으로 조립하는 후공정 기술 개발을 목표로 5~10년 후 실용화할 수 있는 새 패키지 구조를 검증하는 것이 목적이다.

극자외선(EUV)용 감광재 생산업체 도쿄오카공업 등 6개 일본 기업과 반도체 검사장비 기업 KLA 등 4개 미국 회사가 참여했다. 내년 여름쯤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후공정 기술 등을 개발해 미국 주요 IT 기업의 수요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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