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통제ㆍ리스크 관리 일등’…문동권 신한카드 사장의 리더십 [CEO 탐구생활]

입력 2024-09-2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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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4-09-22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재무전략통' 첫 내부출신 CEO…업권간 경계·성장 한계 극복에 총력
'플랫폼 컴퍼니' 비전으로 제시…"향후 카드사업 의존도 50% 이하로"

"카드 본업으로만 먹고 사는 시장은 앞으로 한계가 있습니다. 새로운 사업 모델 발굴 등 혁신과 도전이 중요합니다."

카드업권 부동의 1위를 수 년간 고수하고 있는 신한카드의 최고경영자(CEO) 문동권 사장은 생존을 위해서는 본업 패러다임 전환이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다.

포화된 시장 속에서 기존의 사업만으로는 지속가능한 수익을 낼 수 없다는 얘기다. 업(業)의 경계와 성장의 한계를 넘어 새로운 비즈니스 영토를 개척하는 것이 문 사장이 취임한 이후 계속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다.

그가 카드업계의 비전으로 제시한 것은 플랫폼 컴퍼니다. 이를 위해 업계 평균 90%가 넘는 카드 사업 의존도를 50%까지 떨어뜨리는 것이 목표다.

문 사장은 "현재 신한카드의 카드 사업 의존도는 75% 수준으로 향후 50%까지 떨어뜨리면 회사가 정책의 영향을 최대한 덜 받을 수 있다"며 "탄탄한 내진 설계를 통해 외부 환경으로부터 버텨낼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카드 사업은 타 금융업종과 다른 한계가 있다.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사들은 신용판매로 수익은 내고 있지만, 거듭된 카드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신판 수익성이 0%대까지 악화됐기 때문이다.

단순히 새로운 카드를 개발하는 것이 아닌 개인 고객의 성향을 분석하고 데이터화해 개인 맞춤별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게 그의 생각이다. 문 사장은 "고객이 카드 플레이트를 거래한다는 것을 넘어 개인화돼가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신한카드가 업계 선두로서 이같은 트렌드를 꾸준히 만들어 나가는 것이 카드업계 전체의 그림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가 누구보다 카드업의 미래에 ‘진심’인 것은 20년 넘게 이 바닥에서만 일해 온 정통 ‘카드맨’이기 때문이다. 1996년 LG그룹에 입사한 후 LG할부금융과 LG카드에서 커리어를 시작했다. 2007년 LG카드가 신한카드와 합병한 뒤에는 신한카드 경영관리팀 부장, 전략기획팀 부장, 기획본부장을 거쳐 경영기획그룹 상무를 지내며 대표적인 재무·전략 전문가로 성장했다. 통합 이후 신한카드의 첫 내부 출신 최고경영자(CEO)이기도 하다.

하향 추세였던 신한카드의 실적 재반등도 문 사장의 이같은 경영 관리 경험이 주효했다는 평이다. 신한카드는 문 사장 취임 이후 비용절감 등을 통해 사업 체질을 개선하고, 온·오프라인 플랫폼 확대 전략 등을 단행한 결과 올해 상반기 기준 3793억 원의 당기순익을 달성했다. 취임 직전인 △2022년 하반기 2287억 원 △지난해상반기 3169억 원 △하반기 3037억 원 등 뚜렷한 상향곡선을 이어가고 있다.

건전 경영 여부의 주요 지표 중 하나인 조정자기자본비율도 올해 상반기 기준 19.7%에 달한다. 2022년 말 18.6%에서 지난해 상반기 19.3%, 지난해 말 19.7%등 안정적인 흐름세를 기록 중이다.

단순히 실적만 개선된 것은 아니다. 투입한 자기자본 대비 얼마만큼의 순이익이 났는지를 보여주는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자산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용했는지를 나타내는 총자산수익률(ROA) 역시 2022년 말 각각 8.9%, 1.5%에서 올해 상반기 9.5%, 1.8%로 상승했다. 사업 수익성과 비용 효율화 강화 노력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구조가 정착됐다는 얘기다.

특히 디지털 부문의 성장세가 눈에 띈다. 신한 쏠(SOL)페이 등 플랫폼 기반의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는 올해 상반기 1211만 명을 달성하며 1년 새 14.3% 증가했다. 2022년 상반기 21조3000억 원이던 디지털 결제금액 역시 올해 상반기 25조5000억 원으로 19.6% 나 신장했다. MAU 증가가 취급액 실적으로 이어지는 디지털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킨 셈이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경쟁력 확보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문 사장은 ‘AI 5025’ 프로젝트를 통해 사업 전 영역에서 170여 개 AI 모델을 활용하는 등 전방위적인 혁신 모델을 구축했다. ‘AI 5025’란 AI를 활용해 2025년까지 대고객 상담 커버리지를 50%까지 대체하는 것을 목표로 상담 프로세스 전반을 개선해 나가는 프로젝트다. 단순 반복적인 상담은 AI가 대체하고 기존 상담 인력은 난이도가 높은 상담에 집중해 고객에게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문 사장의 1등 DNA 전략은 해외에서도 활발히 전파되고 있다. 그는 8월 초 신한카드 해외법인 신한파이낸스가 있는 카자흐스탄을 방문해 현지 중고차 판매 1위 딜러사인 아스터(Aster Auto)와 함께 합작법인(JV) 출범 세레모니를 가졌다. 이는 업계 최초의 해외법인 투자 유치로 신한파이낸스는 자기자본 620억 원을 갖춘 JV사로 거듭나게 됐다.

그의 노력 덕분에 신한파이낸스는 올해 2분기 기준 총자산 1728억 원, 누적 취급액 659억 원으로 역대 최대 영업실적을 기록했다. 또한, 연평균 약 60%에 달하는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현지 230여 개 소매 대출 금융사 중 5위로 올라섰다. 문 사장은 신한파이낸스를 리테일 전문 금융사로 발전시켜 톱(Top)3 멀티파이낸스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문 사장의 목표는 ‘고객중심 경영’, ‘내부통제 강화’, ‘이해관계자들과의 함께 성장’이라는 경영 키워드를 기반으로 기본에 충실한 역할과 책임을 수행하는 것이다.

그는 최근 사내 게시판에서 내부통제를 강조하며 올 하반기 리스크 관리에 주력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추석 연휴에는 고객안심센터를 방문해 고객 대응 현황과 리스크 관리 체계를 점검하기도 했다. 평소 작은 구멍이나 부주의가 위기를 불러온다는 문 사장의 리스크 철학을 직원들에게 전파한 것이다.

문 사장은 "조직 리더들이 냉철한 눈의 점검자 역할을 책임감 있게 수행해 위기 상황에서도 잘 견딜 수 있도록 견고한 조직구조로 업그레이드 해야 한다"며 "고객을 모든 의사결정의 중심에 두고 고객 권리를 체계적으로 보호할 수 있도록 더 정교한 내부 통제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문동권 신한카드 사장 약력

△1968년 출생
△1993.2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1996.1 LG할부금융 입사
△2004.10 LG카드 리스크관리팀장
△2005.1 LG카드 경영관리팀장
△2009.2 신한카드 경영관리팀 부장
△2013.1 신한카드 상품 R&D센터 부장
△2014.12 신한카드 전략기획팀 부장
△2017.1 신한카드 영남BU 본부장
△2018.1 신한카드 기획본부장
△2019.1 신한카드 상무(경영기획그룹)
△2021.1 신한카드 부사장(경영기획그룹)
△2023.1 신한카드 대표이사 사장(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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