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초·중·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교폭력 전수조사를 실시한 결과 ‘피해응답률’이 2013년 이후 11년 만에 가장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부터 시작한 학교폭력 표본조사도 5년 만에 피해응답률이 가장 높았다.
25일 교육부는 17개 시도교육청이 실시한 2024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전수조사) 결과와 2023년 2차 학교폭력 실태조사(표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두 조사는 전북교육청을 제외한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2024년 1차 전수조사는 4~5월 초4부터 고3 재학생 전체 398만 명을 대상으로 이뤄졌으며, 2023년 2차 표본조사는 지난해 9~10월 초4부터 고2 재학생 중 표본 4%(약 19만 명)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참여율은 1차 조사 81.7%, 2차 조사 72.6%로 각각 나타났다.
올해 1차 전수조사 결과 피해응답률은 2.1%로 2.2%를 기록한 2013년 이후 가장 높았다. 2018년부터 실시한 2차 표본조사도 지난해 피해응답률이 1.7%를 기록해 2018년(2.4%)이후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급별로 보면 1차와 2차 조사에서 초·중·고교 모두 피해응답률이 전년 대비 증가했는데, 특히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경우 1차 전수조사 결과 피해응답률이 2013년 이후 11년 만에 가장 높았다.
올해 1차 전수조사 결과 초등학교의 피해응답률은 4.2%로 2013년 1차(3.8%) 이후로 가장 높았다. 초등학교 피해응답률은 2015년(2.0%) 이후 줄곧 증가하다가 코로나19가 유행했던 2020년 1.8%를 기록한 이후 △2021년 2.5% △2022년 3.8% △2023년 3.9%를 기록하는 등 다시 증가세를 보였다.
중학교 또한 올해 1차 전수조사에서 피해응답률이 1.6%로 나타나 2013년(2.4%) 이후 가장 높았다. 고등학교는 올해 0.5%를 기록해 전년(0.4%)보다 0.1%포인트(p) 늘었다.
성윤숙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학교폭력이 사회적 쟁점으로 부상하면서 학교폭력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라며 “특히 초등학생을 중심으로 일상생활 속 갈등을 교육적으로 해결하고 관계 회복에 주력할 수 있는 예방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피해유형별 응답률을 살펴보면 언어폭력이 올해 1차조사와 지난해 2차조사에서 각각 39.4%, 40.9%를 기록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외 신체폭력, 집단따돌림, 사이버폭력 등 순으로 이어졌다.
특히 사이버폭력 피해응답률의 경우 고등학교에서 1차, 2차 조사 모두 증가세를 보였다. 올해 1차 조사에서 고교 사이버폭력 피해응답률은 10.4%로 전년(9.8%) 대비 0.6%p 늘었고, 지난해 2차 조사에서는 10.7%를 기록해 전년(8.1%) 대비 2.6%p로 비교적 크게 늘었다.
교육부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의 추진 상황을 점검·보완해 내년 상반기 중 관계부처 합동으로 ‘제5차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 기본계획(2025~29)’을 수립한다는 계획이다. 해당 기본계획에는 신종 학교폭력 예방 및 대응 방안과 학교별 맞춤형 지원 대책 등이 포함될 전망이다.
한편 교육부는 올 상반기 공개하기로 했던 학폭 2차 표본조사 결과 발표를 미뤄 오늘 2024년도 1차 조사 결과와 함께 발표했다. 이와 관련해 교육부 관계자는 “작년에 여러 사안으로 순연되다 보니 불가피하게 헷갈리게 한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 “향후 차수별로 발표하고 다음 학기 시작 전에 조기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