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혈·통증 최소화 ‘로봇수술’ 성과 올리는 대학병원들

입력 2024-10-0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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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목동 5000례·인하대 3000례…“비급여지만, 합병증·부작용 적어”

▲유영동 고려대안암병원 간담췌외과 교수(왼쪽에서 두번째)가 마카오 의료진들에게 단일공 로봇 담낭절제술을 지도하고 있다. (사진제공=고려대안암병원)
▲유영동 고려대안암병원 간담췌외과 교수(왼쪽에서 두번째)가 마카오 의료진들에게 단일공 로봇 담낭절제술을 지도하고 있다. (사진제공=고려대안암병원)

국내 주요 대학병원들이 로봇수술 역량을 빠르게 강화하고 있다. 로봇수술 건수 신기록을 세우는가 하면, 새로운 장비와 술기 연구개발 성과도 속속 보고되고 있다.

7일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이대목동병원과 인하대병원은 로봇수술 시행 신기록을 세웠다. 이대목동병원은 2009년, 인하대병원은 2018년 각각 원내 로봇수술센터를 개소했다.

이대목동병원은 이달 7일 로봇수술 5000례 달성을 축하하는 기념식을 진행했다. 2019년 로봇수술 2000례 달성 이후 5년 만에 5000례를 달성해 기록을 경신했다. 이대목동병원 로봇수술센터는 부인과 수술을 중심으로 비뇨의학과, 외과, 이비인후과 등 다양한 수술 치료 분야에서 역량을 축적하고 있다. 특히 이대목동병원은 2017년 4월에는 세계 최초로 로봇 단일공 수술 500례를 돌파했다.

2019년 문을 연 이대서울병원도 개원 5년 만에 로봇수술 5000례를 넘겨, 두 병원에서 총 1만례 이상의 로봇수술이 진행됐다. 이화의료원은 로봇수술 트레이닝 프로그램 교육센터를 운영하면서 두 병원 로봇수술센터의 수술 경험과 노하우를 교류하고 있다.

인하대병원은 이달 19일 로봇수술 3000례 달성 소식을 전했다. 로봇수술센터 개소 이래 2021년 10월 1000례, 2023년 8월 2000례를 달성했으며, 이후 1년여 만에 3000례를 넘겨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인하대병원은 다음 달 18일 원내에서 3000례 달성 기념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할 예정이다.

이번 3000례 수술은 로봇수술센터장인 이진욱 외과 교수의 갑상선암 절제술로 진행됐다. 이 교수는 “앞으로도 질 높은 로봇수술을 시행해서 환자와 그 가족분들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이어 나가시는 데 도움을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안전한 수술과 센터의 운영, 성장을 위해 힘써 주시는 여러 의료진과 지원파트 동료들께도 깊은 감사의 인사를 올린다”고 말했다.

고려대안암병원은 최근 새로운 로봇수술 장비를 개발해 이를 활용한 비임상시험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얻었다. 김상현·최혁순·금보라 소화기내과 교수팀은 고려대 공대, 엔도로보틱스 공동 연구진과 함께 내시경을 이용해 소화관 내부 종양이나 병변을 제거하는 ‘내시경 점막하절제술’에 활용할 수 있는 내시경 로봇 플랫폼을 개발했다.

교수팀이 개발한 장비는 내시경에 탈부착할 수 있는 초소형 로봇을 활용한다. 동물실험 결과, 조직 절개에 소요되는 시간은 기존 시술보다 2배 이상 단축됐으며 합병증 위험도 낮췄다. 정밀도가 높아 기존 내시경 수술로 접근하기 어려웠던 부위도 절개가 가능했다. 교수팀은 7월 세계내시경학회(ENDO 2024)에서 세계 최초로 해당 로봇을 이용한 내시경 시술로 종양을 절제하는 과정을 생중계해 주목을 받았다.

고려대안암병원은 2007년 로봇수술센터를 개소해, 지난해 8월 수술 건수 8000례를 돌파한 바 있다. 최근에는 유영동 고려대안암병원 간담췌외과 교수가 마카오 현지 대표 의료기관인 CHCSJ병원을 방문해 단일공 로봇수술을 전수하기도 했다.

의료계 전문가들이 로봇수술에 주목하는 이유는 환자의 편의를 대폭 높일 수 있어서다. 로봇수술은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지 않아 환자에게 청구되는 비용이 비교적 높다. 하지만 기존 수술법 대비 절개 부위가 작고, 출혈과 통증을 최소화할 수 있다. 수술 후 회복 기간을 단축해 환자가 일상생활로 빠르게 복귀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전립선 질환 분야 로봇수술이 수술 후 투입되는 의료비용 감소와 관련이 있다는 연구 분석 결과도 제시됐다.

최세영 중앙대학교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최근 ‘한국에서의 전립선암에 대한 로봇 보조 근치적 전립선 절제술과 기타 수술 방법의 임상적 결과 및 비용 분석 연구’를 통해 로봇수술의 이점을 확인했다. 최 교수는 연구에서 국민건강보험 빅데이터를 이용해 국내에서 전립선암 환자 중 로봇을 이용한 전립선절제 수술과 그 외 수술 방법을 통해 이후 발생하는 임상 결과 및 비용을 비교 분석했다.

최 교수는 “로봇을 이용한 수술이 우리나라에서는 비급여로 수술 비용이 많이 들지만, 수술 이후에 들어가는 의료 비용과 환자의 합병증 및 부작용도 상대적으로 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라며 “이는 로봇을 이용한 전립선 수술의 기능보존 효과가 사회적 의료 비용의 감소와 관련 있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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