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AI 데이터센터 에너지 솔루션부터 부품까지 총망라"
SK이노베이션ㆍSK E&S 합병 "마찰 없이 협업 잘될 것"
울산 제조업에 맞는 AI 활용 강조…"양방향 고민해야"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솔루션부터 들어가는 부품까지 총망라해서 가능한 효율적이고 기능이 좋은 데이터센터 솔루션을 만들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25일 울산시 울주군 울산전시컨벤션센터(UECO)에서 열린 '2024 울산포럼'이 끝나고 기자들과 만나 인공지능(AI) 사업 투자 계획에 대해 이같이 답했다.
앞서 SK그룹은 6월 경영전략회의에서 2026년까지 80조 원의 투자 재원을 확보해 AIㆍ반도체 등 미래 성장 분야에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SK하이닉스는 2028년까지 5년간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AI 관련 사업 분야에 82조 원을 투자하는 것을 비롯해 총 103조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최 회장은 "(투자 순서가) 먼저랄 것도 없이 반도체 부문에 투자되는 것도 있고, AI 애플리케이션 만드는 것도 상당히 중요한 일이다"라며 "데이터센터를 확보하는 것과 데이터센터에 테크놀로지(기술)를 개발하는 것도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AI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력을 소비한다. SK그룹은 급증하는 AI 데이터센터 수요에 대비해 에너지 솔루션 사업 역량을 키우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 일환으로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최 회장은 이와 관련해 "신(新) 에너지부터 현재 에너지까지 전부 총망라해 트랜지션(전환)을 할 때, 서로 간 마찰 없이 협업이 잘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추가적인 리밸런싱(사업 재조정) 계획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최 회장은 또 이번 포럼에서 울산 제조업에 맞는 AI 활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AI를 제대로 활용하려면 클렌징(선별)이 잘된 엄청난 양의 데이터로 AI를 훈련시켜야 하지만, 울산의 개별 기업이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울산 산업단지 내 데이터를 다같이 공유하는 방식으로 AI 인프라를 만들고, 이를 울산 제조업에 맞도록 반영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최 회장은 "울산의 제조업이 AI를 어떻게 활용할지만 생각해서는 차별적인 경쟁력을 갖기 어렵다"며 "제조업을 기반으로 AI를 훈련시키고, 이를 통해 더 똑똑해진 AI를 상품화하는 등 양방향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최 회장은 울산을 문화도시로 만들기 위한 해법도 제시했다. 최 회장은 "똑똑한 전문가들이 모여 울산의 미래를 어떻게 디자인할지 깊게 고민해야 된다"며 "3개월 레지던트 과정 등 글로벌 AI, 문화 전문가들이 모이는 기반을 마련해야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울산만의 특징을 최대한 반영한 문화 콘텐츠가 있어야 국내외에서 사람들이 모여들 것"이라며 "현재 사용 중인 원유저장탱크 외벽에는 그림을 그리고, 사용하지 않는 탱크는 내부에 도서관, 오페라하우스 등 문화시설을 만드는 것도 방법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올해로 3회째인 울산포럼은 최 회장의 제안에 따라 SK그룹이 울산상공회의소와 공동으로 지역사회가 직면한 다양한 사회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시작한 지역포럼이다.
최 회장은 "울산을 토대로 SK의 발전이 있었기 때문에 울산이 계속해서 잘 발전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가지고 울산포럼을 시작했다"며 "울산포럼이 상시 협의체가 돼서 울산을 어떻게 발전시킬지 좀 더 설명하고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피보팅(Pivoting) 울산: 기술과 문화로 만들다’를 주제로 열린 이날 포럼에는 최 회장을 비롯해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 등 SK 경영진과 김두겸 울산광역시장, 이윤철 울산상공회의소 회장, 오연천 울산대학교 총장이 참석했다. 또 SK 구성원과 지역 기업인, 소상공인, 울산지역 대학생, 일반 시민 등 1300여 명이 직접 또는 온라인으로 포럼에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