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협 “행동주의 캠페인 성공 시, 장기적으로 1%P 기업가치 하락”

입력 2024-10-21 06:00 수정 2024-10-22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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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주의 캠페인 성공 시, 4년 이후 기업가치 하락
“상법 개정 시 행동주의 경영개입 시도 확대 전망”
“기업가치 제고 위해 행동주의 활성화 여건 조성 지양해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지배구조 규제 강화 등 행동주의 펀드가 활성화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면 기업가치 저평가가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21일 한경협은 “시총과 자산이 10억 달러(한화 약 13조 원) 이상인 미국 상장사 970개사를 대상으로 행동주의 캠페인 성공 여부에 따른 기업가치를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행동주의 캠페인이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대상 상장사들의 기업가치를 분석한 결과, 행동주의 캠페인이 성공한 기업들은 단기에는 기업가치가 일부 개선되지만, 장기적으로는 캠페인 성공 이전보다 기업가치가 오히려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 결과를 보면 행동주의 캠페인은 주로 기업가치가 저평가된 기업들을 대상으로 단기적으로는 성공하는 경향을 보였다. 캠페인 성공 0~2년 전 기업가치가 캠페인 성공 3년 전 대비 저평가된 기업들이 캠페인 성공 후 3년 이내에 기업가치가 1.4%포인트(p)만큼 개선되며 저평가가 일부 해소됐다.

그러나 캠페인 성공 4년 이후에는 기업가치가 다시 2.4%p 악화되며 저평가가 심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행동주의 캠페인이 성공한 이후의 장기적인 기업가치는 캠페인 성공 이전 대비 1%p 악화하며 궁극적으로 기업가치를 하락시키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경협에 따르면 행동주의 캠페인이 성공할 경우 장기적으로 기업가치가 하락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투자 축소로 인한 기업 펀더멘탈 약화가 지적된다.

캠페인 성공 후 단기적으로는 성공 1년 전부터 1년 후의 기간 동안 고용은 평균 3.0%, 자본적 지출은 평균 10.7% 감소했다. 장기적으로는 고용은 5.6%, 자본적 지출은 8.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배당은 첫 2년간 평균 14.9% 증가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다시 캠페인 성공 이전 수준으로 감소했다.

한경협은 “행동주의 캠페인이 성공하면 단기적으로 고용과 투자를 줄이고 배당을 늘리는 현상이 나타나지만, 장기적으로 고용과 투자 감소 등 기업 펀더멘털이 악화되며 기업가치 져평가가 심화된다”고 풀이했다.

한경협은 행동주의 캠페인이 장기적으로 기업가치를 훼손하는 만큼, 캠페인이 급증할 수 있는 여건 구축을 지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국 데이터 분석 기관 ‘인사이티아’에 따르면 행동주의 펀드의 타겟이 된 한국 대상 기업의 개수는 2017년 3개에 불과했지만, 2019년 8개, 2023년엔 77개로 최근 5년 사이에 9.6배나 증가했다.

한경협은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국회에서 논의 중인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 주주 확대, 집중투표제 의무화, 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 등의 지배구조 규제 법안이 입법화를 우려했다. 입법화 이후 행동주의 캠페인이 더욱 활성화돼 기업들의 경영권 방어가 매우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돼서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기업이 경영권 방어에 천문학적인 자금과 자원을 낭비하지 않고, 본질적인 사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상법 개정 등 행동주의 펀드에게 유리한 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 입법은 매우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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