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과 전화 협의를 통해 미국으로 유입되는 불법 이민을 막기로 합의했다고 주장했다.
27일(현지시간)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서 “멕시코 새 대통령인 셰인바움과 매우 생산적인, 멋진 대화를 나눴다”며 “그는 멕시코를 통한 미국으로의 이민을 중단하고 남부 국경을 효과적으로 폐쇄하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또한 미국으로의 대량 마약 유입과 이러한 마약의 미국 소비를 막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도 이야기를 나눴다”고 덧붙였다.
셰인바움 대통령도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훌륭한 대화였다”며 “멕시코카 인권을 존중하면서 이민자들에게 취해 온 포괄적인 전략을 설명했다”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당선인의 주장과는 내용이나 온도 측면에서 다소 차이가 있어 보였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멕시코는 이미 이민자 캐러밴을 돌보고 있으며, 멕시코의 입장은 국경을 폐쇄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 간 다리를 놓는 것임을 거듭 강조한다”고 언급했다.
이번 대화는 트럼프 당선인이 25일 멕시코에 취임 직후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며 불법 이민 대책 마련을 압박한 지 이틀 만에 이뤄진 것이다. 두 사람의 전화 회담은 추가 관세 부과를 피하려는 멕시코 측과 협상의 장이 됐을 가능성이 있다.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에 따르면 미국 남서부 멕시코 국경에 억류된 불법 이민자는 2024 회계연도(23년 10월~24년 9월)에 약 213만5000명에 달한다.
멕시코 정부는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위협에 강하게 반발해왔다.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경제부 장관은 해당 조치에 대해 “제 발에 스스로 총 쏘는 격”이라고 비난했다. 셰인바움 대통령도 “100년간 멕시코에서 제조해 미국에 수출하는 미국 기업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멕시코 국내 해외직접투자 규모는 올해 상반기 310억9600만 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이 중 40% 이상이 미국계 기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