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택시운전사’에 출연한 독일 배우 토마스 크레치만이 한국의 비상계엄에 소신 발언했다.
8일 크레치만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2017년 ‘택시운전사’의 세트 사진”이라며 3장의 사진을 게재했다.
공개된 사진 속에는 크레치만이 출연하고 2017년 개봉한 영화 ‘택시운전사’ 속 장면들이 담겼다. 오래된 택시와 이를 가로막고 선 군의 탱크가 눈길을 끈다.
이에 대해 크레치만은 “대한민국의 과거를 다룬 영화”라고 소개하며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라고 적었다. 과거라고 생각했던 영화의 한 장면이, 한국에서는 현재 진행 중이라는 점을 짚은 것이다.
해당 글을 본 한국 누리꾼들은 “정말 고맙다. 당신은 저에게 있어 또 하나의 위르겐 힌츠페터이다”, “사진 감사하다. 한국에서 큰 사랑을 보낸다”, “우리도 죽겠다. 언급해줘서 고맙다”, “당신이 무엇을 연기했는지 잊지 않아 줘서 고맙다”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크레치만이 출연한 ‘택시운전사’는 1980년 5월 18일 광주에서 벌어진 계엄 상황을 서울에서 내려온 택시기사의 시선으로 다뤘다. 크레치만은 광주의 상황을 알리기 위해 신분을 감추고 택시에 오른 독일기자 위르겐 힌츠페터 역을 연기했다.
위르겐 힌츠페터는 5·18 광주 민주화 운동 현장을 영상에 담아 외국에 알리는 데 큰 기여를 한 실존 인물이다. 당시 계엄으로 인한 언론 통제로 광주의 참상이 보도될 수 없는 상황에서 힌츠페터는 자신의 필름을 과자 더미에 숨겨 일본으로 반출, 독일로 전달했다.
이는 독일을 시작으로 외국의 다른 언론에서 다뤄지며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이 전 세계로 알려졌다. 이에 위르겐 힌츠페터에게는 ‘푸른 눈의 목격자’라는 별명이 붙었다. 그는 2016년 1월 향년 78세로 사망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3일 밤 비상계엄을 선포했다가 6시간 만에 해제했다. 이 과정에서 무장한 계엄군이 국회의사당을 점거하는 등의 상황이 벌어지며 혼란을 초래했다.
이후 국회는 지난 7일 오후 5시부터 김건희 여사 특검법,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에 대한 표결을 진행했으나, 국민의힘 의원 105명이 탄핵소추안 의결 전 본회의장을 떠남에 따라 의결 정족수 미달로 탄핵안은 자동 폐기됐다.
그럼에도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탄핵안이 가결될 때까지 탄핵소추안을 표결에 부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