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우크라이나와 즉각 휴전하라”
과도한 확장으로 붕괴된 소련 사례 반복 우려
아사드는 가족과 함께 러시아로 망명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코너에 몰렸다. 시리아 정권이 붕괴하면서 중동의 거점을 잃게 됐다. 장기화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휴전을 강하게 압박하고 나섰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9일 시리아 반군이 전날 수도 다마스쿠스를 함락하며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붕괴한 것에 대해 러시아가 시리아라는 속국을 잃으면서 중동에 영향력을 미치던 요새가 파괴됐다고 평가했다. 더 나아가 러시아의 확장 노선이 한계를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는 아사드 정권의 최대 후원자였다. 2015년 시리아에 군사 개입해 궁지에 빠진 정부군의 재건을 도왔고, 이후 시리아를 사실상 속국으로 삼아 중동에서의 권익을 확대해왔다.
아버지와 아들에 걸쳐 53년 넘게 철권통치를 해온 아사드 정권이 이번에 몰락하게 된 가장 큰 원인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으로 러시아의 여력이 줄어든 것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전으로 흐르며 러시아는 인구 감소, 물가 폭등 등 경제적 어려움에 허덕이고 있다.
여기에 트럼프가 취임 전부터 푸틴을 몰아붙이고 있다. 트럼프는 7일 프랑스 노트르담 대성당 재개관 기념식에서 참석, 현지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3자 회담을 했다. 이어 전날 자신이 세운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우크라이나 지도자도 협상을 통해 광기를 멈추고 싶어한다”면서 “즉각적인 휴전이 이뤄져야 하고 협상이 시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또 “푸틴을 잘 알고 있다. 지금이 그가 행동할 때이다”라며 푸틴의 결단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도울 수 있다”면서 “세계가 기다리고 있다”고 언급했다.
트럼프는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미국을 공정하게 대우하지 않는다면 탈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탈퇴 협박을 지렛대로 나토 회원국들이 군사비 지출을 더욱 늘릴 것을 촉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러시아의 전신인 소련이 1970~1980년대 중동·아프리카에서 과도한 확장을 한 결과 경제가 피폐해지며 국가 붕괴가 이뤄졌다는 것을 고려하면 푸틴 정권도 같은 위험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한편 러시아 정부는 전날 아사드 대통령과 그 가족이 모스크바에 도착했으며 이들의 망명을 허가한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