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제·안보 결딴나면 모든 성취 잃을 수도…

입력 2024-12-09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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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무역협회가 9일 올해 10대 통상 뉴스를 선정·발표했다. 가장 주목받은 것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귀환과 관세 시대의 개막’이다. 내년 1월 출범하는 트럼프 2기가 국내 수출기업들을 얼마나 불안하게 만드는지 한눈에 보여준다. 통상만이 아니다. 국가안보 측면에서도 걱정이다. 한미 방위비 분담 문제부터 뒤흔들 개연성이 크다.

트럼프 당선인은 8일(현지시간) NBC 인터뷰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겨냥해 ‘안보 무임승차 불가론’을 재차 꺼내들었다. 트럼프는 “나토 회원국들이 우리를 공정하게 대우한다면 당연히 나토에 남아 있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렇지 않다면 탈퇴 가능성을 고려할 수 있다는 의미냐”는 질문이 이어지자 “그렇다”고 답했다. 러시아 팽창주의 위협에 노출된 회원국들은 억장이 무너졌을 것이다. 그는 다른 쟁점인 보호무역과 관련해선 “관세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말”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트럼프가 국방비 증액, 미국산 수입 확대 등을 유럽에만 요구하고 대한민국을 눈감아줄 까닭이 없다. 트럼프는 대선 기간 한국을 ‘머니 머신’이라고 했다. 한국을 정조준하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다. 정부는 조속히 비상 대응계획을 빈틈없이 짜고, B플랜도 확보해야 마땅하다. 하지만 국내외 충격을 안긴 계엄·탄핵 정국으로 인해 한국은 국정 리더십조차 찾아볼 수 없는 나라가 됐다.

트럼프는 최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블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만나는 등 ‘정상 외교’ 일정에 돌입했다. 한국이야말로 트럼프를 서둘러 만나 국익을 지킬 교감 확보에 나서야 할 나라다. 하지만 누가 어떻게 트럼프를 만날지도 알 수 없는 나라가 되고 말았다.

시장은 한국 속사정을 정확히 읽고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다. 코스피는 9일 전장보다 67.58포인트(2.78%) 하락한 2360.58에 거래를 마쳤다. 1년 1개월여 만에 최저치다. 코스닥은 4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627.01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코스닥 시가총액은 계엄 4거래일 만에 144조 원 넘게 증발했다. 원·달러 환율도 17.8원 오른 1437.0원에 주간거래를 마쳤다. 국가 경제 지축이 흔들리는 것이다.

해외 우려 또한 커지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의 목소리부터 심상치 않다. 내년 전망에서 한국 주식에 대한 투자의견과 성장률 전망치를 잇달아 내렸다. 일부는 매도 시기를 앞당겨야 한다는 의견도 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정치 불안뿐만 아니라 경제 펀더멘털도 원화에 하방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했다. 대외 신인도도 걱정이다. 세계 3대 신용평가사 중 무디스와 피치는 정치적 리스크가 장기화할 경우 신용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치권이 주목할 것은 권력 향배만이 아니다. 경제·안보가 결딴날 가능성도 직시해야 한다. 자칫 피땀 흘려 일군 국가적 성취가 먼지처럼 사라질 수도 있다. 국민을 놀라게 한 3일 계엄의 진상 규명과 문책은 반드시 있어야 하지만 경제·안보를 비롯한 국가 중대사를 내팽개쳐서는 안 된다. 초당적 대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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