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는 9일(현지시간) 시리아 사태 불안과 중국 부양책 기대에 4거래일 만에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내년 1월물 인도분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1.17달러(1.74%) 오른 배럴당 68.37달러에 마감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내년 2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1.02달러(1.43%) 높아진 배럴당 72.14달러로 집계됐다.
시리아 반군이 50년 넘게 철권통치를 해온 아사드 정권을 붕괴시킨 가운데 지정학적 위험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시리아는 주요 산유국은 아니지만 러시아, 이란과 밀접한 관계로 지정학적 영향력이 높은 지역이다. 로이터통신은 시리아 사태로 인한 석유시장 혼란의 초기 징후로 이란산 석유를 시리아로 운반하던 유조선이 홍해에서 방향을 튼 것이 선박 추적 데이터에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중국 공산당은 이날 시진핑 국가주석 주재로 중앙정치국 회의를 열고 내년 경제 기조도 ‘안정 속의 진보 추구’를 견지한다며 개혁 심화와 개방 확대, 내수 확대, 과학기술 혁신, 부동산 시장 안정화 등을 제시했다. 특히 내수 촉진을 강조하며 보다 적극적인 재정 정책과 적당히 온건한 통화정책을 이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중국이 경기부양을 위해 14년 만에 통화정책이 완화하는 방향으로 기조를 전환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프라이스퓨처그룹의 필 플린 수석분석가는 “중국이 실제로 통화정책을 완화하고 경제를 자극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면 상품가격이 폭등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앞서 중국 성장 둔화는 지난주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주요 산유국의 연대체인 OPEC+(OPEC플러스)가 증산 계획을 4월까지 연기하기로 결정한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7~18일 개최하는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할 가능성이 높은 것도 유가를 지지하는 요인이다. 이자율이 낮아지면 차입 비용이 낮아져 경제 활동이 활성화되고 석유 수요가 촉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