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포 시 경호처와 대치 가능성…檢 소환 통보 임박
‘수사기관 쇼핑’ 논란…피의자가 주도권 부여 지적도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의 탄핵소추로 직무가 정지된 통과한 가운데 수사기관의 신병 확보 방안에 관심이 쏠린다. 비상계엄 관련 핵심 피의자들이 줄줄이 구속된 만큼, 조만간 소환조사나 체포 영장 신청 가능성도 거론된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경찰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함께 윤 대통령을 겨냥한 강제 수사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 관계자는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신청에 대해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긴급체포가 가능하다는 의견도 나오지만, 선제적으로 나서기엔 부담스럽다는 분석이다. 형사소송법상 피의자가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는 때, 피의자가 도망할 우려가 있는 때 등에 한해 영장 없이 피의자를 체포할 수 있다.
경찰 특수단은 11일 대통령실 압수수색에 나섰다가 대통령 경호처와 대치 끝에 일부 자료만 확보했다. 긴급체포 역시 경호처가 가로막을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체포 영장을 발부받더라도 경호처가 물리력으로 막아설 수 있지만, 명분이 약하다는 평가다. 이에 경찰은 공조수사본부를 함께 꾸린 공수처를 통해 체포 영장을 법원에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앞서 경찰 특수단은 10일 조지호 경찰청장과 김봉식 서울청장을 불러 조사하던 중 내란 혐의가 있다고 보고 긴급체포했다. 조사 과정에서 두 사람이 계엄 발표 3시간 전 윤 대통령을 만나 관련 문건을 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후 특수단은 두 청장에 대해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서울중앙지법 남천규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3일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도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를 받는 주요 피의자의 신병을 확보하고 있다. 단 경찰과 달리 군 수뇌부에 대한 조사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앞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받은 데 이어 13일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을 체포했다. 14일에는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들은 비상계엄 당시 윤 대통령과 내란을 공모한 핵심 인물로 지목된 상태다. 검찰은 이들의 신병을 모두 확보한 뒤 고강도 조사를 벌여 진술 등을 토대로 조만간 윤 대통령을 소환할 것으로 관측된다.
윤 대통령이 소환을 거부할 경우 강제수사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윤 대통령이 “탄핵하든, 수사하든 이에 당당히 맞서겠다”고 밝혔고,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에도 영향을 끼칠 것을 고려하면 수사에 어느 정도 협조할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피의자 조사가 어느 곳에서 이뤄질지도 관심이다. 경찰, 검찰, 공수처는 앞서 내란 혐의 등으로 사건 관계자들을 불렀는데, 곽종근 전 사령관 등은 시점을 골라 하루 새 공수처와 검찰을 오가며 조사를 받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친정인 검찰을 선택해 수사받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다만 윤 대통령이 특정 기관의 소환에만 응하게 된다면, 해당 기관에 주도권을 부여하는 모양새가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