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도 친환경 전기차 탄다…포프모빌의 세계

입력 2024-12-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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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지 교황을 위한 자동차
1980년대 들어 SUV가 단골
현대차ㆍ기아도 포프모빌 등장

▲2012년 디터 제체(오른쪽) 당시 다임러그룹 회장이 베네딕토 16세(왼쪽)를 위한 포프모빌을 전달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M-클래스를 바탕으로 한,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포프모빌이다.
▲2012년 디터 제체(오른쪽) 당시 다임러그룹 회장이 베네딕토 16세(왼쪽)를 위한 포프모빌을 전달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M-클래스를 바탕으로 한,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포프모빌이다.

로마 교황이 타는 자동차는 ‘포프모빌’이라고 불린다. 이름 그대로 교황(Pope)이 타는 자동차(Mobile)다. 언어권에 따라 “파파모빌”이라고 칭하기도 한다.

교황은 세계 곳곳을 찾아가 복음을 전한다. 어느 나라에서도 그가 올라타는 순간, 그 차는 곧 포프모빌이다. 이때마다 바티칸시의 약자이자 교황이 타는 자동차라는 의미를 담아 ‘SCV1’이라는 번호판을 단다.

자동차를 타고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낼 때는 고유의 의전차를 타기도 한다.

독일 고급차 브랜드 메르세데스-벤츠는 1930년대 로마 바티칸에 최초의 ‘교황 전용차’를 전달했다. 1930년 메르세데스-벤츠는 교황 비오 11세에게 전달한 뉘르부르크(Nurburg) 460 풀만이 최초의 공식 교황 의전차로 기록돼 있다. 이후 가장 많은 포프모빌을 전달하기도 했다.

공식 의전차 대부분이 지붕이 열리는 ‘무개차’다. 교황을 만나기 위해 모여든 수많은 군중에게 모습을 드러낼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다만 1981년 교황을 겨냥한 암살시도가 불거진 이후 방탄 기능이 더해지기도 했다.

◇1980년대 이후 SUV 기반 무개차가 단골

▲1965년부터 1985년까지 교황 의전차로 활동한 메르세데스-벤츠 600 풀만 랜덜렛. 뒷자리 중앙에 교황을 위해 마련한 '원(One) 시트'가 눈길을 끈다.
▲1965년부터 1985년까지 교황 의전차로 활동한 메르세데스-벤츠 600 풀만 랜덜렛. 뒷자리 중앙에 교황을 위해 마련한 '원(One) 시트'가 눈길을 끈다.

역사상 가장 고급스러운 포프모빌은 1965년 메르세데스-벤츠가 교황청에 전달한 600 S 리무진이다. 이를 바탕으로 지붕을 소프트톱으로 개조한 ‘랜덜렛’ 버전이다. 뒷자리 승객석 지붕만 별도로 열리는, 당시 기준으로 획기적인 기능과 디자인을 갖춘 고급차였다.

이 차는 교황 바오로 6세의 의전차로 활동했다. 이후 1985년 바티칸에서 20년의 공식 활동을 마치고 물러났다. 이 차는 현재 독일 메르세데스-벤츠 박물관으로 돌아와 관람객을 맞고 있다.

1980년대 이후에는 SUV를 바탕으로 지붕을 걷어낸 무개차가 교황의 단골 의전차다.

대부분 유럽차가 이 자리를 꿰차고 있는데, 폭스바겐 산하 브랜드인 세아트를 비롯해 피아트가 포프모빌로 활용되기도 한다.

특정 국가를 방문할 때에는 그 나라 브랜드, 또는 생산 모델을 골라 탄다. 미국을 방문할 때에는 스탤란티스의 랭글러 롱보디 포프모빌을 타기도 한다. 이 역시 지붕을 개방한 무개차다.

◇새 포프모빌로 G-클래스 기반 EV 등장

▲교황이 타게될 새 포프모빌은 메르세데스-벤츠 G-클래스 전기차다. 이를 바탕으로 필요할 때 방탄 하우징을 추가할 수 있다.  (출처 다임러미디어)
▲교황이 타게될 새 포프모빌은 메르세데스-벤츠 G-클래스 전기차다. 이를 바탕으로 필요할 때 방탄 하우징을 추가할 수 있다. (출처 다임러미디어)

메르세데스-벤츠의 G-클래스와 ML-클래스도 포프모빌로 자주 등장한다,

최근에는 전기차로 교체되기도 했다. 교황청 관영 매체 바티칸뉴스에 따르면 지난 4일(현지시간)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최고경영자(CEO)는 바티칸에서 새 G-클래스 포프모빌을 교황에게 직접 전달했다.

새 포프모빌은 교황의 전통적인 색상인 흰색으로 제작했다. 교황이 차에 올라섰을 때 균형을 잡을 수 있도록 손잡이를 마렸했다. 지붕이 열리는 무개차인 만큼, 좌석을 따뜻하게 해 주는 온열 기능도 더했다.

칼레니우스 CEO는 “새로운 포프모빌을 통해 프란치스코 교황은 전기 메르세데스-벤츠를 타고 이동하는 최초의 교황이 됐다”라며 “우리에 큰 영광”이라고 말했다.

◇현대차와 기아와도 인연

▲2014년 방한 당시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용한 기아 쏘울. 기아는 교황 방한 이후 이 쏘울을 천주교 서울대교구에 기증했다.  (뉴시스 )
▲2014년 방한 당시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용한 기아 쏘울. 기아는 교황 방한 이후 이 쏘울을 천주교 서울대교구에 기증했다. (뉴시스 )

국내 브랜드와도 인연이 있다. 2014년 8월 방한 당시 교황은 기아 준중형 해치백 쏘울을 탔다.

기다란 고급 세단을 마다하고 방한 기간 소형을 타면서 모든 일정을 무사히 마쳤다. 허례를 걷어낸 그의 행보도 눈길을 끌었다. 당시 쏘울 역시 교황을 의전 하면서 SCV1이라는 번호판을 장착했다.

기아는 교황이 방한 당시 사용했던 쏘울 3대를 천주교 서울대교구에 기증하기도 했다. 한국 방문 기간 이용됐던 쏘울에 대해 로마 바티칸 교황청이 크게 만족했단 소식을 전해 듣고 기증을 결정하게 됐다.

지난 9월 싱가포르를 방문했을 당시에는 현대차의 순수 전기차 아이오닉 5를 의전차로 골랐다. 2박 3일 동안 현지 일정을 소화하면서 아이오닉 5를 타고 이동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용한 아이오닉 5는 현대차그룹의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 센터(HMGICS)에서 생산한 차다.

▲9월 싱가포르를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현대차가 현지에서 생산한 순수 전기차 아이오닉 5를 의전차로 썼다.  (AP뉴시스)
▲9월 싱가포르를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현대차가 현지에서 생산한 순수 전기차 아이오닉 5를 의전차로 썼다.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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