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미용 의료기기 시장이 미용 산업의 중심축으로 떠올랐다. 피부 노화 방지와 미용 관리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늘면서 빠르게 커지고 있다.
18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글로벌 미용 의료기기 기업들이 최신 트렌드에 부합하는 제품 개발에 주력하며 영토 확장에 나섰다. 특히 지역별 맞춤형 마케팅을 통해 소비자와 접점을 확대하는 전략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모도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이 시장은 2024년 270억9000만 달러(약 38조 원)에서 연평균 10.32% 증가해 2029년에는 442억7000만 달러(약 63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4월 미국의 사이노슈어와 한국의 루트로닉이 만나 탄생한 사이노슈어 루트로닉은 글로벌 1위 에너지 기반 의료기기(Energy Based Device, EBD) 기업의 자리를 공고히 다졌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태평양(APAC) 지역과 유럽·중동·아프리카(EMEA) 지역 등에서 합병절차를 밟고 있으며, 북미 지역에서는 통합을 완료했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인근 웨스트퍼드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합동 포트폴리오로 영업 활동을 개시, 130여 개국에 진출한 양사의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본격적인 시너지가 기대된다.
사이노슈어 루트로닉은 올해 5월 합병 후 첫 제품으로 ‘세르프(XERF)’를 선보였다. 세르프는 최초의 듀얼 모노폴라 고주파(RF) 기기로, 단독 모노폴라 RF로는 불가능한 3단계 깊이 조절 시스템을 구현해 개인 맞춤형 시술이 가능하다.
이런 기술력에 힘입어 세르프는 출시 100일 만에 70대, 6개월 만에 160대 계약 돌파에 성공했다. 지난달에는 태국 방콕에서 세르프를 APAC 시장에 처음 소개하는 등 업계의 주목을 모으면서 추가 계약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회사 관계자는 “세르프는 2MHz 고주파 탑재로 뜨거운 호응을 얻어 출시 반년 만에 160대 이상의 계약을 마무리했다”라며 “글로벌 1위 기업으로서 축적된 노하우와 차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더욱 훌륭한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비침습적 에스테틱 시술의 선두주자로 꼽히는 솔타메디칼은 1996년 창립해 전 세계 약 100개국에 진출했다. 미국에서의 강력한 입지를 바탕으로 피부 리프팅과 재생, 체형 개선을 위한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대표 제품으로는 ‘써마지’와 ‘프락셀’이 있다.
써마지는 전 세계적으로 330만 건 이상 시술된 고주파 시술이다. 2000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았으며 77건의 논문과 73개 특허 출원 등으로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했다. 국내에는 2003년 출시돼 현재 4세대 제품(써마지FLX)이 널리 쓰이고 있다. 솔타메디칼은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영향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솔타메디칼코리아를 별도법인으로 분사했다.
솔타메디칼은 각 지역의 문화적 특성과 소비자 선호도를 반영한 맞춤형 마케팅 전략을 구사, 글로벌 시장에 자리 잡았다. APAC 지역에서는 전통적인 미용 관념을 고려한 캠페인으로 소비자와 소통하고 현지 인플루언서와 협업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였다.
1908년 독일에서 설립돼 115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멀츠는 현지 문화와 트렌드에 맞춘 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대표 제품은 전 세계 초음파 피부 리프팅 시장을 연 ‘울쎄라’다.
멀츠는 유럽과 북미 시장에서의 성공적인 제품군을 바탕으로 아시아 시장에서도 소셜 미디어 캠페인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해왔다. 편향된 미의 기준을 바로잡고 건강한 에스테틱 환경을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2020년부터 ‘컨피던스 투 비’ 캠페인도 전개하고 있다.
아울러 매년 매출액의 15% 이상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하며 지속해서 기술 혁신을 꾀하고 있다. 올해 9월에는 글로벌 본사가 위치한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롤리에 북미 R&D 이노베이션 센터를 열었다. 북미 센터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있는 기존 센터를 보완해 의과학 기반 R&D 역량을 강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