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보노디스크의 ‘오젬픽’,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 등 비만치료제가 전 세계에서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지만, 미국 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가 올해도 글로벌 매출 1위에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23일 블룸버그 추정치에 따르면 올해 키트루다 글로벌 매출은 291억 달러(42조1833억 원) 규모로 예상된다. 지난해 키트루다는 250억 달러(36조2400억 원)로 전 세계 의약품 매출 1위를 차지했다. 2021년 1분기 38억9900만 달러(5조6519억 원) 매출을 기록한 이래 15분기 연속 매출이 증가세다.
키트루다는 전 세계 규제기관을 통해 총 40개의 적응증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도 적응증을 지속해서 추가하고 있다. 특허도 2028년까지여서 매출 증가세는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내년 키트루다 매출 전망치는 316억 달러(45조8073억 원)다.
비만치료제 시장을 주도하는 덴마크의 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릴리도 글로벌 매출 톱(Top)10 의약품을 보유하게 됐다. 올해 매출 전망치는 오젬픽이 170억 달러(24조6432억 원), 마운자로가 124억 달러(17조9750억 원)로 각각 2위와 6위에 자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만치료제 성장세는 꾸준할 전망이다. 2025년 오젬픽과 마운자로 매출 전망치는 각각 223억 달러(32조3260억 원)와 187억 달러(27조1075억 원)로 2위와 3위에 오를 것이란 전망이다. 또 다른 비만치료제인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는 134억 달러(19조4246억 원), 일라이릴리의 ‘젭바운드’는 113억 달러(16조3804억 원)로 각각 8·10위를 기록해 글로벌 톱10 의약품 중 4개가 비만치료제가 될 것으로 예측됐다.
반면 지난해 전 세계 의약품 매출 2위였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는 그해 6월 특허만료 이후 2024년 매출액이 전년 대비 38% 감소하며 10위권 밖으로 밀렸다. 물질 특허 종료 후 바이오시밀러가 연이어 시장에 출시되면서 매출 감소 직격탄을 맞았다.
이외에도 매출 기준 글로벌 톱10 의약품에는 사노피 면역질환 치료제 ‘듀피젠트’(3위), BMS·화이자 항응고제 ‘엘리퀴스’(4위), 길리어드사이언스 HIV(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 치료제 ‘빅타비’(5위), 얀센 다발골수종 치료제 ‘다잘렉스’(7위), 애브비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스카이리치’(8위) 등이 이름을 올렸다. 업계는 9위에 자리한 얀센 ‘스텔라라’가 올해 하반기 특허 만료로 2025년 매출이 30%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
글로벌 의약품의 매출 순위가 변화하는 가운데 글로벌 제약·바이오산업은 소수 제약사 위주로 편중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전문가들은 2025년부터 2027년까지 예상 매출 성장률 10%를 상회하는 실적 달성이 가능한 기업으로 일라이릴리와 노보노디스크를 꼽는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빅파마 중 2026년까지 5% 이상의 매출 성장률을 보이는 제약사는 대사질환 치료제 시장에서 혁신적인 연구개발(R&D) 성과를 내고 관련 시장을 독식하고 있는 일라이릴리와 노보노디스크에 국한된다”고 말했다.
전년 대비 25% 이상 매출 성장을 기록하는 제품도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연간 매출액이 전년 대비 25% 이상 성장하는 블록버스터 의약품은 2021년 16개에 달했으나 2025년에는 7개에 그칠 것으로 평가된다. 블록버스터 의약품들의 특허 만료에 따른 매출 감소 추세는 키트루다 특허만료 기간인 2028년 정점에 도달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다만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은 글로벌 진출에 속도를 내면서 긍정적일 것이란 의견이다. 권 연구원은 “2026년부터 미국에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 시행될 것을 감안하면 글로벌 제약바이오산업의 저성장 국면은 향후 3년간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하며 “국내 산업은 글로벌 시장진출이 가속화되고 글로벌 벨류체인에서 위상이 강화되면서 중장기 투자 매력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