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자 하루 ‘60여명’…국립정신건강센터 정신사회재활센터 [가보니]

입력 2025-01-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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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기 마음건강 지키기④] “다양한 노인 대상 활동…수준별·연령별 세분화해야”

▲18일 서울 광진구 국립정신건강센터 내 정신사회재활센터에 고령층 환자들이 노인 미술 더하기 프로그램에서 만든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이투데이DB)
▲18일 서울 광진구 국립정신건강센터 내 정신사회재활센터에 고령층 환자들이 노인 미술 더하기 프로그램에서 만든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이투데이DB)

지자체마다 노인 대상 교육과 모임 활동이 한창이다. 5명이 모이면 1명은 65세 이상 노인인 ‘초고령 사회’에 진입하면서 노인을 위한 프로그램은 앞으로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노인의 일상에 활력을 제공하는 요소가 많은 것은 좋지만, 이제는 섬세함을 고민해야 할 때라는 조언이 나온다.

본지는 최근 서울 광진구 국립정신건강센터 내 지하 1층에 운영 중인 정신사회재활센터에 방문해 노인 정신건강 프로그램 운영 현황과 발전 방향에 대해 들었다. 환자 보호를 위해 취재와 촬영은 프로그램이 종료된 이후 진행했다.

▲18일 서울 광진구 국립정신건강센터 내 정신사회재활센터에서 프로그램 계획표가 붙어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이투데이DB)
▲18일 서울 광진구 국립정신건강센터 내 정신사회재활센터에서 프로그램 계획표가 붙어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이투데이DB)

국립정신건강센터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 의료기관으로서 노인정신과를 별도로 두고 있다. 65세 이상으로 인지기능 문제, 우울증, 불안감 등을 겪는 환자들이 센터를 찾는다. 센터에서는 소아·청소년에서 노인까지 여러 연령대를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노인 작업치료’와 ‘노인미술 더하기’ 등 노인 환자만 참석하는 수업이 별도로 운영된다.

프로그램은 미술, 음악, 원예, 글쓰기, 요리 등으로 다양하다. 신체 활동을 위한 공간과 기구가 설치된 곳은 일반적인 피트니스 센터와 비슷하게 꾸며져 있다. 한 수업에 참여하는 환자는 약 8명으로 많지 않다. 병원에서 진료를 받는 환자들에게 의사가 권유하거나, 환자가 희망해서 자발적으로 프로그램을 신청해 참여한다.

▲18일 서울 광진구 국립정신건강센터 내 정신사회재활센터 운동치료 교실 모습. 조현호 기자 hyunho@ (이투데이DB)
▲18일 서울 광진구 국립정신건강센터 내 정신사회재활센터 운동치료 교실 모습. 조현호 기자 hyunho@ (이투데이DB)

센터 관계자는 “지난달 3주차 수요일(2024년 12월 18일) 하루에만 60여 명의 환자가 센터에 방문해 프로그램에 참여했다”라며 “우리 센터의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싶어서 일부러 외래진료를 찾아오는 환자들도 적지 않다”라고 말했다.

센터의 프로그램은 인기가 높아 항상 사람이 몰린다. 받을 수 있는 인원이 제한적이라서 항상 대기자가 발생한다. 분기별로 참여자를 접수하는데, 이전에 참여했던 환자들 가운데 출석률이 우수한 환자들에게 우선 순번이 돌아간다. 환자들의 프로그램 출석과 참여 의욕이 더욱 고취된다.

▲18일 서울 광진구 국립정신건강센터 내 정신사회재활센터 요리교실 모습. 조현호 기자 hyunho@ (이투데이DB)
▲18일 서울 광진구 국립정신건강센터 내 정신사회재활센터 요리교실 모습. 조현호 기자 hyunho@ (이투데이DB)

센터 관계자는 “원래 다른 병원에서 진료를 받는 환자들도 센터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환자들이 너무 많이 몰려서 국립정신건강센터에서 진료를 받는 환자들로 프로그램 등록자를 한정하고 있다”라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 병원이 많이 없고, 이 정도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도 드물어서 그런 것 같다”라고 말했다.

국립 기관이다 보니 프로그램 등록비 부담은 거의 없다. 이날 진행된 미술 수업은 등록비가 무료였으며, 노인 작업치료 수업은 한 회에 2130원 수준의 비용이 책정됐다. 센터 관계자는 “국립 기관이다 보니 환자들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많지 않고, 양질의 프로그램이 지속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18일 서울 광진구 국립정신건강센터 내 갤러리M에 고령층 환자들이 프로그램에서 만든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이투데이DB)
▲18일 서울 광진구 국립정신건강센터 내 갤러리M에 고령층 환자들이 프로그램에서 만든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이투데이DB)

단순히 일회성 수업을 넘어서 성과를 공유하고 사람들과 교류하는 기회도 제공한다. 센터는 환자들이 미술 교육 프로그램에서 그린 그림들을 활용해 전시회를 기획·진행하고 있다. 국립정신건강센터 지하 1층에 전시회장을 마련하고, 센터 구성원들의 심사를 거쳐 엄선한 우수 작품들을 내걸었다. 또 주기적으로 외부 음악가들을 초청해 무료 음악회를 개최하기도 한다.

센터 관계자는 “환자와 보호자들이 그림과 음악 등을 감상하면서 활력을 얻는 시간을 마련하고 있다”라며 “환자들에게 손에 쥐는 악기를 나눠주고 함께 즐길 수 있는 참여형 음악회도 진행하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임선진 국립정신건강센터 노인정신과 과장(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은 “다양한 기관에서 노인 대상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지만, 참여자의 수준과 관심사 등을 고려한 세부적인 조정이 필요해 보인다”라며 “내용이 너무 쉽거나 어려우면 참여자들이 지속적으로 흥미를 유지하지 못해 참석하지 않게 돼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립정신건강센터는

1961년 8월 ‘국립정신병원’ 직제가 공포된 이후 기존 보건사회부 산하 노량진구호병원을 인수해 1962년 2월 문을 열었다. 국내 정신병원 최초 1976년 낮병동 개설로 정신재활 사회치료의 장을 열었다. 1983년 지역명을 병기해 ‘국립서울정신병원’으로 명칭을 바꾸고, 1987년 신축 시 병동 내 쇠창살을 제거했다. 1996년 ‘소아자폐진료소’를 열어 소아자폐증·발달장애 아동들을 포함한 소아청소년 환자의 사회적응을 위한 전문치료 시스템 구축에 기여했다. 모든 국립정신병원 이름에서 ‘정신’이 없어진 2002년 국립서울병원은 정신응급진료실을 구축해 24시간 급성기 정신질환자의 응급치료와 입원이 가능하도록 했다.

2016년 3월 ‘국립정신건강센터’로 이름을 바꾸고 직제를 개정, 서울 광진구 용마산로 현 위치에 새롭게 신축 개원했다. 외래 진료, 입원병동, 정신응급진료실 등을 운영하며 국민의 정신건강 증진 및 개선을 목적으로 다양한 정신건강사업을 펼친다. 산하에 국가트라우마센터를 두고 있고, 재난 정신건강 사례관리시스템(D-MHIS)을 개발하는 등 코로나19, 이태원 참사와 같은 범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국민 심리지원과 정신건강 회복을 주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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