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증시 비교해보니…‘폴리코노미’ 영향 컸다

입력 2024-12-30 14:33 수정 2024-12-30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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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별 정치적 이벤트 성격에 따라 수익률도 ‘천차만별’

전 세계적으로 대규모 선거가 진행되고 굵직한 정치적 이벤트가 발생하면서 정치가 경제를 좌우하는 ‘폴리코노미(Policonomyㆍ정치와 경제의 합성어) 현상이 글로벌 증시를 뒤덮었다. 올해는 76개 국가에서 약 42억 명이 투표하는 ‘선거의 해’로 불리며 폴리코노미의 대두가 예견됐었다. 하지만 대내외적으로 돌발적인 정치적 이벤트가 연달아 터지며 폴리코노미 현상은 예상보다 더욱 심화했다. 전문가들은 폴리코노미 현상으로 인한 불확실성을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30일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한국 주요 기업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인 ‘아이셰어즈 MSCI 한국 ETF(EWY)’는 올해 20.51% 하락했다. 특히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졌던 최근 1개월간 10.40% 하락하면서 정치 현상이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효과인 ‘폴리코노미’ 현상이 나타났다는 점을 방증했다.

정치적으로 불안정한 상황인 프랑스의 대표 ETF인 ‘아이셰어즈 MSCI 프랑스 ETF(EWQ)’는 연중 6.60% 하락했다. 프랑스 국회는 4일, 미셸 바르니에 총리에 대한 불신임 투표를 통과시켰다. 62년 만에 처음 불신임 투표로 내각이 붕괴했으며,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정치적 분열’을 이유로 프랑스의 신용등급을 Aa2에서 Aa3로 한 단계 낮추기도 했다.

한국과 프랑스가 정치 이슈로 증시가 하락한 반면, 아르헨티나는 정치 이벤트 이후 증시가 상승했다. 아르헨티나 주요 기업에 투자하는 ‘글로벌X MSCI 아르헨티나 ETF(ARGT)’는 올해 69.31% 급증했는데,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의 긴축 개혁이 효과를 보이며 증시도 강세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밀레이 대통령은 작년 12월 취임 이후 300여 건의 규제를 철폐하는 등 광범위한 경제 개혁을 추진했다.

미국도 폴리코노미 현상이 긍정적으로 나타난 사례로 꼽힌다. 미국 대표 ETF인 ‘SPDR S&P500 ETF(SPY)’는 연중 25.89% 상승했으며, 도널드 트럼프 당선이 확정된 이후에도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트럼프노믹스 2.0’ 기대감으로 미국 경제와 증시의 호황이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증시 전문가들은 폴리코노미 현상이 확대될 수 있으며, 덩달아 커지는 증시 변동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리스크에 이어 프랑스 및 독일 정치 리스크 등 소위 폴리코노미 리스크가 글로벌 경기와 금융시장 내 다시 확산하는 분위기”라며 “강화되는 폴리코노미 현상은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요인이며, 경기마저 침체 리스크에 직면하는 경우에는 이전과 비교할 수 없는 금융시장 변동성을 경험할 여지도 배제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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