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카, 을사년 트렌드 ‘SNAKE’ 선정
리본카, 중고차 업계 전환 ‘SWITCH’ 제시
국내 중고차 업계가 2025년 을사년을 맞아 중고차 시장을 관통할 다양한 키워드를 제시했다. 엔카닷컴은 위기 속에도 밝게 빛날 수 있다는 의미로 ‘SPARK’를, 케이카는 을사년 트렌드로 ‘SNAKE’를 선정했다. 또 리본카는 중고차 업계 전환의 시기가 될 거라며 ‘SWITCH’를 제시했다.
엔카닷컴은 내년 중고차 시장을 이끌 5가지 트렌드로 △스마트한 비대면 거래 경험(Smart Experience) △전문적인 중고차 진단 기술 선진화(Professional Inspection) △AI 기술 기반 서비스(AI-Powered Service) △2030세대 핵심 소비자층 부상(Rising Young Generation) △중고차 수출 시장 성장(K-Used Car) 등을 꼽았다.
우선 비대면 서비스가 대중화 단계에 접어들며 서비스 이용이 더욱 활성화되리란 전망이다. 특히 내 차 팔기 시장은 온라인 경매 방식이 일반화되며 비대면 거래가 더욱 성장하는 추세로, 다양한 플랫폼 기업에서 경매 입찰 방식의 내 차 팔기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소비자 이용이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또 중고차 시장이 질적으로 성장하면서 중고차 진단, 검수 영역도 한 단계 더 발전할 것으로 전망했다. 엔카닷컴은 “중고차는 객관적이고, 정확한 차량 정보를 투명하게 전달하는 것이 핵심인 만큼 차량 진단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서비스 고도화 등 업계의 투자가 지속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엔카닷컴은 선진화된 중고차 진단 기술만큼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한 고객 맞춤형, 신뢰 서비스도 더욱 발전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고차는 소비자들의 차량 탐색과 선택 과정이 긴 편으로, 개인 취향과 예산 등을 고려한 맞춤형 서비스나 정확한 시세 데이터를 제공하는 데 AI 기술이 핵심 기술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엔카닷컴은 합리적이고 실용적 소비를 추구하는 YONO 트렌드 중심에 있는 2030 세대가 중고차 시장 내 핵심 소비자층으로 부상할 것으로 봤다. 고물가, 고금리 기조에 구매가가 높은 신차보다 합리적인 가격의 중고차를 선호하는 젊은 소비자층이 늘어나며 이들을 중심으로 한 중고차 거래가 활발해지고 있어서다.
엔카닷컴은 중고차 수출 시장이 지속 성장하면서 내년에도 긍정적인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유엔환경계획(UNEP)이 분석한 2015~2022년 글로벌 중고차(대형 상용차 제외) 수출 통계에 따르면 한국은 최근 몇 년 동안 일본, 유럽연합, 미국에 이어 세계 4대 중고차 수출 강국으로 자리 잡았다.
케이카는 올해 판매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이브리드 비롯 친환경차 선호 지속(Sustainability) △60대 이상 구매자 증가(New demographics) △품질보증 연장 상품에 대한 신뢰(Assurance) △여성 고객 증가(Key player) △SUV 판매 지속 성장(Escalation of SUV)를 망라한 SNAKE로 키워드를 선정했다.
2024년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29% 증가하며 친환경차에 대한 선호가 더욱 뚜렷해졌다. 케이카는 2025년에 팰리세이드, 셀토스 등 인기 차량의 하이브리드 모델 출시가 예정돼 있어 하이브리드차의 성장세는 더욱 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케이카는 2030 세대의 핵심 소비층 부상을 예측한 엔카닷컴과 달리 인구 규모가 커진 중장년층이 은퇴 후 안정적인 경제력을 바탕으로 시장 성장을 이끌 것으로 봤다. 실제 올해 60대 이상 구매자 비중은 전년 대비 13.8% 증가하며 중고차 시장의 핵심 구매층으로 자리 잡았다는 설명이다.
케이카는 품질보증 연장 서비스 상품 ‘케이카 워런티’(KW, K Car Warranty) 선택 비율이 전년 대비 6.7% 증가하며 중고차 구매 시 중요 요소로 자리 잡았으며, 품질보증 서비스는 중고차 시장에 진출한 완성차 업체들도 주요 서비스로 내세우고 있어 점차 시장 필수 요소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올해 여성 구매 고객은 전년 동기 대비 20.4% 증가하며 전체 구매 고객의 27.3%를 차지, 시장의 주요 소비층으로 부상했다. 케이카는 2025년에도 이와 같은 흐름이 지속해 중고차 시장에서 여성 고객을 선점하기 위한 업계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끝으로 수요가 끊임없이 성장하며 전성시대를 맞은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의 인기가 내년에도 지속하리라 전망했다. 케이카에서 올해 SUV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7.6% 증가하며 전체 차종 중 유일하게 연간 판매 비중이 30% 이상(31.6%)을 차지했다.
리본카는 을사년을 중고차 시장이 바뀌는 ‘전환의 해’로 정의하고 △SUV 선호 현상(SUV) △합리적인 소비자 증가(Wise Customer) △중고차 플랫폼 성장 지속(Internet Platform) △소비자 맞춤형 서비스(Tailored Service) △전기차 캐즘(Chasm) △하이브리드 차량 인기(Hybrid Car)를 의미하는 SWITCH로 키워드를 선정했다.
리본카는 내년에도 SUV 선호 현상이 지속하는 가운데 중고차 시장에서의 인기 모델도 신차 시장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신차 판매량 상위권의 SUV 모델들은 1~2년 사이에 페이스리프트 혹은 연식 변경을 단행한 모델들로, 이전 버전이 중고차 시장에 다수 풀릴 것이란 관측이다.
기업형 중고차 업체 및 인증중고차 업체를 중심으로 온라인에서 중고차를 구매하는 방식이 자리 잡으면서 ‘발품’보다 ‘손품’을 파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특히 중고차는 원앤온리(One and Only) 상품, 즉 유일무이한 상품으로 차량별로 스펙이 다르다. 이에 소비자 역시 적극적으로 정보를 찾고 있다. 여러 플랫폼을 비교 분석하며 차를 고르고, 자동차365와 같은 정보성 웹사이트에서 추가적인 차량 이력을 확인하는 경우도 있다.
또 과거에는 중고차를 꼭 눈으로 직접 보고 사야 한다는 인식이 강했으나 온라인 중고차 플랫폼들이 활성화하며 많은 소비자가 온라인으로 중고차를 구매 중인 만큼 중고차 플랫폼의 성장 지속도 예상했다. 리본카가 11월 조사한 설문에 따르면 응답자의 60.2%는 중고차 구매 시 오프라인보다 온라인 채널을 선호했다. 가격, 스펙 등 차량의 정보 확인이 쉬운 점이 이유였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가 발표한 ‘2025년 새해 소비 트렌드 전망’에 따르면 ‘보이는 소비보다 내가 만족하는 실용적인 소비를 선호한다’는 답변이 89.7%를 차지했다. 이에 리본카는 중고차 플랫폼들이 신뢰도를 끌어올리고 소비자의 선택을 돕기 위해 다양한 소비자 맞춤형 서비스를 내놓고 있으며 2025년에는 이러한 맞춤형 서비스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리본카는 전기차 캐즘의 지속도 점쳤다. 전기차는 캐즘으로 신차 시장에서 판매 추이가 주춤한 상황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1~11월에 등록된 전기차 신차는 1만5716대로, 전년 동기 대비 7.4% 감소했다. 신차를 일정 기간 운행한 후 중고차 매물로 내놓는 시장 특성상 전기차의 중고차 시장 유입도 줄어들 것이란 예상이다.
반면 리본카는 하이브리드 차량의 인기가 내년에도 지속할 것으로 봤다. 카이즈유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1~11월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량은 35만2307대로 전년 동기 대비 24.3% 증가했다. 하이브리드 차량은 가솔린 차량 대비 높은 연료 효율과 낮은 화재 위험성 등의 이유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