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지지율이 상승해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으로 돌아갔다는 여론조사가 잇따르자 정치권이 술렁였다.
한국갤럽이 7~9일 전국 유권자 100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번 주 국민의힘 지지율은 34%로 직전 조사인 지난해 12월 3주차(24%)보다 10%포인트(p) 상승했다. 비상계엄 사태 직후인 11월 4주차(32%)보다 높은 데다 7월 4주차(35%) 이후 최고치다.
같은 기간 민주당 지지율은 48%에서 36%로 12%p 떨어졌다. 12월 3주차에 국민의힘과 24%까지 벌어졌던 지지율 격차는 이번 주 2%p로 좁혀졌다.
앞선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국민의힘 지지율이 높게 나왔다. 엠브레인퍼블릭, 케이스탯리서치, 코리아리서치, 한국리서치가 6일부터 8일까지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1월 둘째 주 국민의힘 지지도는 32%, 민주당 지지도는 36%였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12월 19일 진행된 직전 조사보다 6%p 올랐고, 민주당은 3%p 내려갔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이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 탄핵소추 내란죄 철회 등으로 반발 정서가 나타났다는 분석을 내놨다. 당 전략기획특위 위원장인 조정훈 의원은 10일 “어떻게 보면 반사이익적 성격이 강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현재 위치를 냉정하게 분석하고 스스로 지지율을 올릴 수 있는 정당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보수 지지층 ‘과표집’으로 인한 일시적 현상이라는 입장이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10일 “실제로 보수 지지자들이 결집하고 있는 건 사실”이라며 “지지하는 정당에 대략적인 표본이 있는데 이번에 큰 변화가 있었다”고 했다. 다만 “문제는 보수층이 정당한 콘텐츠나 내용을 가지고 결집하는 게 아니다”라면서 “부정선거 음모론 등 가짜뉴스로 인해 결집이 이뤄지는 걸로 이해하고 있다. 그렇게 유지되고 있는 결집은 그냥 무너질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민주당 일각에선 자성의 목소리도 나왔다. 김영진 의원은 10일 SBS 라디오에서 “윤 대통령이 관저에서 30일 넘게 숨어있으면서 ‘국민과 함께 싸워나가겠다’라고 하는 것 자체가 극단적 보수층이 뭉치게 되는 하나의 요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민주당도 적절하게 이 문제를 관리해나가는 부분들이 좀 부족했던 면이 있었던 것 같다”며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 문제 등 과도하게 해나가는 부분에 대해선 절제하고, 전략적 인내를 통해 국민의 목소리를 잘 들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더 큰 위험으로 나가지 않게끔 관리해나가는 그런 것도 필요한 시기”라고 덧붙였다.
갤럽 조사의 응답률은 16.3%, NBS 조사의 응답률은 22.8%다. 두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이며, 전화 면접 방식으로 진행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