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0% 보편관세·상대국 보복시 성장률 0.3%p↓"
세계은행(WB)은 17일(미국 워싱턴 D.C. 현지시간) 올해 세계경제가 2.7%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트럼프 2기 정부 공약인 보편관세(10%)가 추진될 경우 세계경제 성장률은 최대 0.3%포인트(p)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WB은 이날 발표한 '1월 세계경제전망'에서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이 직전(지난해 6월) 전망과 동일한 2.7%로 전망했다. WB는 매년 2회(1·6월) 세계경제전망 보고서를 발표한다. 시장환율 기준을 활용한 자체분석기법으로 성장률을 전망한다는 특징이 있다. 한국 경제전망은 포함되지 않는다.
WB는 물가상승률 하락, 통화정책 완화 등이 선진국과 신흥·개도국 경제를 뒷받침하며 올해 세계경제가 안정적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봤다. 내년 성장률도 직전 전망과 같은 2.7%로 예상했다.
다만 지난 몇 년간의 연속적인 외부 충격으로 인한 피해를 상쇄하기에는 불충분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코로나19 이전(2010~2019년) 세계경제 성장률은 평균 3.1%로 올해·내년 전망보다 0.4%p 높은 수준이다.
선진국의 올해 성장률도 직전 전망과 같은 1.7%로 예상했다. 미국(2.3%·종전 유지)은 고용시장과 소비 심리 둔화 조짐으로 성장 속도가 점차 완화되는 반면, 유로존(1.0%·종전 1.4%)은 투자와 무역 개선, 일본(1.2%·종전 1.0%)은 자본투자 및 소비자 지출 개선 등으로 성장이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신흥·개도국의 올해 성장률은 6월 전망보다 0.1%p 상승한 4.1%로 전망했다. 중국(4.5%·종전 4.9%)은 국내 수요 전반의 약세로 성장이 둔화되는 반면 인도·남아시아권(6.2%·종전 유지)은 높은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러시아(1.6%·종전 1.4%)는 민간소비와 투자 둔화로 성장이 약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동유럽과 중앙아시아 지역(2.5%·종전 2.9%)은 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긴장이 중대한 리스크로 계속해서 작용할 것으로 봤다.
올해 성장률에 대해 WB는 "하방요인 우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주요 하방 요인으로 △정책 불확실성 확대 △무역정책의 부정적 변화 △지정학적 리스크 확산 △물가 상승 △주요국 경기 둔화 △기상 이변에 따른 자연재해 등을 제시했다.
특히 20일(현지시간) 출범하는 미국 트럼프 정부의 공약인 보편관세(10%)가 추진되고 상대국이 이에 보복조치를 하는 경우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이 0.3%p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상대국 보복조치가 없어도 0.2%p 하락할 것으로 봤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수입품에 10~20% 수준의 보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WB는 미국 내 세제혜택 연장 시 내년 미국 성장률이 0.4%p 상승할 것으로 봤다. 다만 세계경제로의 여파는 작을 것으로 예상했다.
WB는 무역 분절화 및 개도국 채무 취약성 대응을 위한 국제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물가안정에 중점을 둔 통화정책 추진과 금융감독·리스크 관리 강화 등을 통해 금융시스템 안정성을 유지할 것도 권고했다. 아울러 지출 합리화, 투자와 재정간 균형 등을 통한 재정 지속가능성 달성 및 노동 포용성 확대 등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