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래미안원펜타스’ 전용 84㎡는 지난해 4월 41억 원에 거래됐다. 분양가(21억6770만 원) 대비 시세 차익은 19억 원 이상이다.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 전용 84㎡ 입주권은 이달 25억 원에 거래되며 분양가 대비(12억5710만 원) 대비 12억 원 이상의 시세차익을 나타냈다.
분상제 단지의 분양가 자체도 상승세다. 지난해 8월과 11월에 분양을 진행한 서초구 ‘디에이치 방배’와 ‘아크로 리츠카운티’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각각 6497만 원, 6667만 원으로 3개월 사이 2.6% 상승했다.
분상제란 집값 안정화 대책의 하나다. 주택을 분양할 때 택지비와 건축비에 건설업체의 적정 이윤을 더해 분양가격을 산정한 후, 이보다 낮은 가격에 분양하도록 하는 제도다. 자연적으로 형성된 부동산 가격을 인위적으로 하향 조정함으로써 서민과 중산층 무주택자의 주거 불안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05년 최초 도입됐다.
현재 규제지역인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 공공택지 조성 공동주택이 적용 대상이다. 최근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과 분양가가 수직으로 상승하며 분상제 단지가 수억 원의 시세차익을 볼 수 있는 수단으로 떠올랐다. 실수요뿐 아니라 투기 수요까지 몰리며 분양가 추가 상승의 주된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업계에선 분상제의 개편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고개를 들고 있다. 김인만 김인만경제연구소 소장은 “주요 입지에 주변 시세대비 30% 이상 저렴한 분양가를 만들어 버리니 부동산 매수에 관심이 없던 사람도 청약에 나서면서 경쟁률이 올라가다 보니 진짜 ‘내 집 마련’이 필요한 실수요자들의 당첨 확률이 더 낮아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 또한 분상제 개편에 힘을 싣는 모습이다. 지난해 7월 ‘분양가상한제 관리 체계 개선 연구용역’을 발주했고, 올 5월쯤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문윤상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은 “분상제는 주택 건설사업의 이익을 제한하는 한편, 토지와 건축의 원가를 반영하여 운용됨으로써 주택공급을 위축시키지 않는 측면이 있는 만큼 검토가 필요한 지점”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