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이 4일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출전을 위해 당당히 출국합니다. 앞서 남녀 아이스하키팀과 쇼트트랙팀은 각각 1일과 2일에 미리 출국했는데요.
이번 대회에서 대표팀은 빙상(쇼트트랙, 피겨), 아이스하키, 스노보드, 바이애슬론, 컬링, 스키 마운티어링 등 6개 종목에 223명(선수 149명, 임원 74명)의 선수단을 파견합니다.
올해 대회는 2021년 대회가 코로나19 여파로 취소된 후 8년 만에 열리는데요. 그간의 공백이 아쉽지 않을 만큼 역대 최대규모인 34개국의 선수 1500여 명이 참가해 8일간 열전을 펼치게 됩니다.
하얼빈 아시안게임에서는 그간 유망주로 불렸던 '천재'들이 모습을 드러내는데요.
피겨스케이팅에는 '간판' 차준환이 나섭니다. 차준환은 동계올림픽을 두 번이나 치렀음에도 아시안게임에서는 출전하지 못했는데요. 2021년 대회가 열리지 않은 게 특히 아쉽게 작용했죠.
2015년 전국남녀 피겨 랭킹대회에서 남자 싱글 역대 최고점(220.40점)으로 혜성같이 등장한 차준환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 15위,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5위로 한국 남자 피겨 최고 순위를 연신 새로 썼습니다. '2022 4대륙 선수권' 우승, '2023 세계선수권' 은메달 등 동계 종목 최고 스타에 올랐는데요.
지난달 열린 전국 종합선수권대회 겸 2025∼2026시즌 국가대표 2차 선발전 우승, 이어진 토리노 동계 세계대학경기대회(유니버시아드) 동메달을 따냈죠.
한국 피겨계가 아시안게임 메달을 수확한 건 총 두 차례(2011년·2017년)였는데요. 차준환은 역대 3번째 메달이자 한국 남자 싱글 최초 메달리스트 타이틀을 겨냥합니다.
여기에 차준환은 2월 말 서울에서 열리는 ISU 4대륙 선수권, 3월 ISU 세계선수권 등에 연달아 출전하는 만큼 더 큰 무대의 발판으로 삼고자 하죠.
스노보드에서도 천재의 움직임이 기대되는데요. 바로 하프파이프의 '영재' 이채운이죠.
아시안게임 스노보드 종목 중 하나인 하프파이프는 반 원통 모양의 슬로프를 타고 내려오며 공중 연기를 선보여야 하는데요.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한 달도 채 앞두지 않은 시점에 반짝 대표팀에 합류한 이채운은 주니어 스노보드 판에서 세계급 기량을 선보였는데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하프파이프 종목에 이름을 내밀었던 이채운은 당시 예선을 최종 18위로 마치며 상위 12명만 오르는 결선에는 오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2022~2023시즌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에서 두 차례 4위를 거두는 등 큰 가능성을 보였고, 대한민국 선수로서는 사상 최초로 세계선수권대회 정상까지 올랐죠.
여기에 2023년 3월 3일, 조지아에서 열린 FIS 세계선수권대회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이채운은 93.5점으로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이채운은 지난해 12월 미국 콜로라도주 코퍼 스노보드 월드컵에 출전해 최종 5위까지 오르는 등 스노보드 불모지인 한국에서 자신의 입지를 강하게 다져나가고 있는데요. 그는 12일과 13일에 걸쳐서 기량을 뽐낼 준비를 마쳤습니다.
'한국 동계스포츠'하면 떠오르는 쇼트트랙은 이번 대회에서도 메달 싹쓸이를 바라보고 있는데요.
특히 남자 대표팀은 2023~2024시즌 세계랭킹 1위 박지원(서울시청)을 필두로 장성우(고려대), 김건우(스포츠토토)가 개인 종목에 나서고 김태성, 이정수(이상 서울시청), 박장혁(스포츠토토)이 단체전에 출전합니다.
여자 대표팀은 에이스 최민정과 지난 시즌 세계랭킹 1위 김길리(이상 성남시청), 심석희(서울시청)가 개인전에 나서고 노도희(화성시청), 이소연(스포츠토토), 김건희(성남시청)가 단체전 멤버로 뛰는데요.
사전에 하얼빈으로 들어간 한국 대표팀은 현지 적응 훈련을 한 뒤 7일 예선전을 치르고 8일 혼성 2000m 계주, 남녀 1500m와 500m에서 메달 사냥에 나서게 됩니다.
한국 쇼트트랙은 이번 대회에 걸린 9개 금메달 중 6개 이상 획득을 목표로 잡았는데요. 최대의 맞수는 바로 홈팀 중국이죠.
중국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금메달을 딴 귀화선수 린샤오쥔(한국명 임효준)을 비롯해 헝가리 출신 귀화 선수인 사오린 샨도르 류, 사오앙 류 형제를 엔트리에 넣었습니다.
이외에도 대회 마지막 날인 14일엔 컬링 남녀 대표팀이 동반 우승에 도전하는데요.
여자 대표팀인 ‘5G’ 경기도청(스킵 김은지, 서드 김민지, 리드 김수지, 리드 설예은, 후보 설예지)은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을 획득하는 등 국제대회에서 두각을 보였죠. 이번 대회에 출전하는 팀 중 세계랭킹(3위)이 가장 높은데요. 남자 대표팀 의성군청(스킵 이재범, 서드 김효준, 세컨드 표정민, 리드 김은빈, 후보 김진훈)도 다크호스입니다.
이번 동계 아시안게임에는 빙상, 스키, 바이애슬론, 컬링, 아이스하키, 산악스키 등 6개 종목에서 총 64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습니다.
한국 대표팀은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18개, 은메달 16개, 동메달 18개를 따내며 일본(금 27개, 은 21개, 동 26개)에 이어 종합 2위를 차지했죠.
이에 따라 대표팀의 목표는 두 대회 연속 2위인데요. 관건은 영하 30도에 육박하는 추위와 중국 홈 텃세입니다.
최홍훈 선수단장은 지난달 24일 서울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대한민국 선수단 결단식에서 "임원들은 선수들이 온전히 경기에 집중해 건강하고 안전하게 맘껏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며 "국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한 바 있는데요.
과연 쇼트트랙을 필두로 피겨스케이팅, 스노보드, 컬링, 아이스하키에서 메달을 노리는 대한민국 대표팀이 선전할 수 있을까요. 온 국민의 관심이 이번 대회에 쏠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