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경상수지 123억7000만 달러·연간 990억4000만 달러 기록
월 기준 역대 3위, 연간 기준 역대 2위 기록…상품수지 흑자 규모 커
“수출, 15개월 연속 증가…규모 많이 안 늘어나면 기술적으로 증가율 하락”
“반도체 견조한 흐름 불확실성 커…올해 가장 큰 리스크는 美 정책”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2024년 12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작년 12월 경상수지는 123억7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전월(100억5000만 달러)보다 흑자폭을 확대했다. 12월 기준으로 역대 최대치다. 월 기준으로는 △2024년 6월, 131.0억 달러(역대 1위) △2016년 6월, 124억1000만 달러(역대 2위)에 이어 역대 3위다.
연간 기준으로 지난해 경상수지는 990억4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한은이 전망했던 예상치 900억 달러를 상회했다. 2015년 1051억1860만 달러 이후 9년 만에 최대치이자 역대 두 번째로 큰 규모다.
한은은 작년 12월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예상보다 컸던 배경으로 상품수지와 본원소득수지를 꼽았다. 상품수지 흑자 규모가 컸던 가운데 본원소득수지도 증가한 것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작년 12월 상품수지는 104억3000만 달러, 연간으로는 1001억3000만 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2018년(1100억8680억 달러) 이후 6년 만에 다시 1000억 달러를 웃돌았다. 작년 12월 상품수지는 수출이 633억 달러로 전년동월대비 6.6% 증가했다. 수입은 528억7000만 달러로 4.2% 증가해 104억3000만 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본원소득수지도 작년 12월에 47억6000만 달러로 전월(24억1000만 달러)보다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연간으로는 266억2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문제는 올해다. 한은은 작년 11월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경상수지를 800억 달러로 전망했다. IT를 중심으로 수출 증가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IT업계의 견조한 상황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도 미지수다. 최근 전 세계 IT업계를 뒤흔들었던 딥시크 충격에서 우리나라 IT업계도 자유롭지 않은 상황이기도 하다.
반도체의 견조한 흐름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짚었다. 신 국장은 “반도체 업황 자체에 대한 일반적인 컨센서스는 AI 투자와 관련한 고사양 반도체에 대한 수요는 견조하지만 범용반도체는 수요 부진, 경쟁심화로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는 것”이라며 “기존 전망은 상반기까지는 반도체 업사이클이 유지될 것이란 생각이 있었는데 트럼프 신정부가 들어서면서 반도체 관련 법이라든지 인플레이션 감축법이 무효화되거나, 중국에 대한 반도체 규제가 심화될 가능성이 있어서 반도체 시장의 경기가 언제까지 유지될지, 바뀔지는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딥시크 충격도 우려스럽다는 견해를 밝혔다. 신 국장은 “딥시크가 AI 시장에 새로운 게임체인저가 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한 가지 우려스러운 것은 이것 때문에 AI를 주도하고 있는 미국이 중국 반도체 규제를 세게하면, 중국에 대한 우리나라의 수출 절반 이상이 반도체인데 그 부분이 영향을 받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 국장은 올해 경상수지의 큰 변수로 미국 정부의 통상·무역 정책과 주요국들의 대응을 꼽았다. 신 국장은 “올해 경상수지 흐름에서 가장 리스크 요인은 미국 트럼프 정부의 통상정책, 무역정책과 주요국들이 어떻게 반응하느냐다”라며 “시기와 강도는 계속 점검을 해야 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