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부당합병·회계부정 의혹에 대한 검찰의 대법원 상고 결정에 관해 “때로는 국가와 국민을 위해 용기 있는 선택을 할 필요가 있는데, 그런 점에서 많은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서초사옥에서 열린 정례회의 참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그는 “대한변호사협회장을 역임한 법조인으로서 우리 사법부를 전적으로 신뢰한다”며 “조만간 신속하고도 현명한 판결로서 경제가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영역을 만들어주실 거라고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재용 회장의 등기이사 선임이 불발된 점에 관해서는 “투자자들과의 관계, 사법리스크 등 여러 장애물 때문에 신중한 고민을 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간 이 위원장은 이 회장이 책임 경영을 위해 조속히 등기 이사로 복귀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그는 “그간 등기 이사 복귀를 조언했던 이유는 삼성에 대한 많은 의견을 전해 들을 수 있는 창구가 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며 “삼성의 사외이사는 풍부한 경험과 전문성을 가진 분들로 구성돼있다. 그런 분들과 자주 소통하면서 다양한 의견을 청취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삼성전자가 공시한 주총 안건에는 이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이 포함되지 않았다. 현재 국내 4대 그룹 총수 가운데 미등기 임원은 이 회장이 유일하다.
이 회장의 등기이사 선임이 불발되면서 삼성의 컨트롤타워 재건 속도는 당분간 늦어질 전망이다.
이 위원장은 “컨트롤타워는 준감위 내부에서도 통일된 의견을 내지 못할 정도로 여러 관점에서 평가되는 부분”이라며 “개인적으로 여러 차례 말했듯이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그것을 어떤 방식으로 만들고, 이끌어나갈지는 회사에서 많은 고려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최근 삼성전자를 둘러싼 위기론에 관해서는 잘 해결할 것이라고 긍정했다.
이 위원장은 “국내외적으로 어려운 이슈들이 있는데, 이것을 어떻게 해결할지가 관건이라고 생각한다”며 “경제 전문가가 아니지만, 잘 극복할 것이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재용 회장과의 공개 면담 일정과 관련해서는 “아직 따로 뵙지는 못했지만, 많은 소통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