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 안정화 위해 육상 양식 기술 개발 추진

‘검은 반도체’로 불리는 김이 새로운 K푸드 수출 효자가 성장세지만 기후 변화가 복병이다. 현재 전 세계 김 시장에서 한국이 약 70%를 차지하고 있지만, 보다 안정적 생산을 위해 국내 식품업계는 육상양식 기술 연구개발(R&D)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4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지난해 김 수출액은 9억9700만 달러(약 1조4231억 원)로 전년보다 25.8% 늘었다. 이는 역대 최대 수준으로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 연속 1조 원을 돌파했다. 이러한 성장세는 해외 시장에서 김 수요가 늘면서 국내 식품업체의 김 판매량이 동반 상승했기 때문이다.
‘양반김’을 수출하는 동원F&B는 일본·태국·미국 등 30여 개국으로 수출 중이다. 2016년부터는 할랄식품 인증을 받아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등 무슬림 국가로도 수출을 확대했다. 이 덕분에 지난해 양반김 매출은 전년과 비교해 20% 넘게 증가했다. 최근엔 우리나라 전통 식품 부각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양반 김부각’을 출시, 미국·태국 등 현지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CJ제일제당은 유럽, 미국, 베트남 등 총 61여 개국에 김을 수출 중인데, ‘비비고 김’ 등 국가별 현지화한 제품을 내세우고 있다. 김부각 제품 ‘비비고칩’부터 조미김에 당액을 첨가한 스낵 ‘크립스(Crisps)’까지 다양한 김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CJ제일제당의 지난해 김 관련 매출은 전년보다 47.8% 뛰었다. 대상은 인도네시아·중국·베트남·미국·뉴질랜드 등 30여 개국에 김을 수출 중이다. 대상의 작년 해조류가공품 매출은 약 1530억 원으로, 2020년(약 650억 원)보다 2배 이상 늘어난 성장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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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김의 수출량은 급증하고 있지만, 기후변화로 인해 향후 김 생산량은 줄어들 전망이다. 현재 대부분의 김 양식은 바다에서 이뤄져, 바닷물의 염도와 온도, 오염도 등 환경적인 변수에 취약하다. 지구 온난화 등으로 해양 온도가 지속 상승하면서 연안에서 김을 양식할 수 있는 기간이 점점 짧아지고 생산량도 줄고 있다.
국내 식품기업들은 지속가능한 김 생산 체계를 위해 미래 핵심 생산 기술인 ‘김 육상양식 기술’ 개발·고도화에 나서고 있다. 동원F&B는 제주테크노파크 용암해수센터와 함께 제주용암해수를 활용한 김 스마트 육상양식 기술 개발에 나선다. CJ제일제당은 2018년 업계 최초 김 육상양식 기술 개발에 나서 2021년 수조 배양에 성공했다. 이듬해 국내 최초로 전용품종을 확보했다. CJ제일제당은 최근 전라남도·해남군과 김 종자생산·육상양식 공모사업 선정을 위한 업무협약(MOU)도 맺었다.
대상은 작년 ‘해조류연구센터’를 통해 김 육상양식 기술 개발·상용화를 위한 투자·연구를 진행 중이다. 김의 포자를 탱크에서 키우는 폐쇄형·수조형 방식이 아닌, 반폐쇄형 부착식을 채택해 대량 생산·산업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반폐쇄형 부착 방식은 자연 그대로의 바닷물과 햇빛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어 비용 대비 생산량이 많고, 엽체의 크기도 충분한 것이 장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