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中 초저가 파상공세…독이 아니라 약이 될 수 있다

입력 2025-02-24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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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테쉬(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로 불리는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의 국내 시장 진출이 본격화하고 있다. 그동안 C커머스는 중국산 초저가 제품을 판매하는 해외 직구(직접구매) 플랫폼 역할을 해왔다. 최근에는 이에 더해 국내 판매자(셀러)를 끌어들여 쇼핑 플랫폼으로서 입지를 구축하려는 모양새다. 사진은 테무가 자사 온라인 마켓에 입점할 한국인 판매자를 모집하고 있는 판매자 센터 홈페이지. 테무 제공
▲‘알테쉬(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로 불리는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의 국내 시장 진출이 본격화하고 있다. 그동안 C커머스는 중국산 초저가 제품을 판매하는 해외 직구(직접구매) 플랫폼 역할을 해왔다. 최근에는 이에 더해 국내 판매자(셀러)를 끌어들여 쇼핑 플랫폼으로서 입지를 구축하려는 모양새다. 사진은 테무가 자사 온라인 마켓에 입점할 한국인 판매자를 모집하고 있는 판매자 센터 홈페이지. 테무 제공

중국의 초저가 물량 공세에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 알리익스프레스에 이어 테무까지 한국 전자상거래 시장에 직접 진출을 선언하면서다. 국내 제조 및 신선식품 시장까지 넘보는 초거대 플랫폼 등장이 임박한 상황이다. 국내 제조·유통 생태계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일각의 비명은 엄살이 아니다.

알테쉬(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 등 이른바 C커머스 업체들은 이미 ‘쇼핑 상수’가 됐다. 알리와 테무의 월간 이용자 수는 지난달 각각 912만 명, 823만 명으로 쿠팡에 이어 국내 2·3위 자리를 확고히 했다. 알리 이용자 수는 2년 전 335만 명에서 3배 가까이 불어났다. 토종 이커머스인 11번가(780만 명)와 G마켓(542만 명)은 4· 5위로 내려앉았다. 중국 직구액도 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직구는 전년 대비 48% 증가한 4조7772억 원으로, 전체 해외 직구의 60%를 차지했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중국산 수입품에 10%의 추가 보편관세를 부과키로 했다. 800달러 이하 개인의 소액 수입도 예외 없이 관세가 적용된다. 마약류 펜타닐 반입을 차단하기 위해서라지만 진짜 표적은 알테쉬라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이 대체 시장으로 한국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필연적 귀결이다.

중국 전기차업체 BYD(비야디)의 확산세도 예상을 뛰어넘고 있다. 준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아토3는 출시 일주일 만에 1000대가 넘는 계약 성과를 냈다. 현대차·기아 등 국내 업계가 어렵게 구축 중인 전기차 시장 대중화의 과실을 BYD가 가져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런 충격파가 장기적으로 독이 될지, 약이 될지는 미지수다. 분명한 것은 우리 대처에 따라 결과도 달라진다는 사실이다. 우선 국내 소비자 후생엔 크게 나쁠 게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공급 측면의 가격 경쟁은 적어도 단기적으론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결과를 만든다. 국내 제조·유통 업계도 적응과 도태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경쟁력을 키우게 된다.

그러나 초저가 공세가 불공정하게 계속되면 국내 산업 전반의 밸류체인 초토화까지 이를 수 있다. 재앙에 가깝다. 미국, 유럽연합(EU) 등이 중국산에 반덤핑 조사, 관세 부과를 가하는 것도 이런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우리 당국도 적절한 개입을 망설일 이유가 없다. 과세·인증 체계의 불균형 등 국내 업계에 불리한 ‘기울어진 운동장’ 문제를 바로잡는 것은 한시가 급하다. 대형마트의 영업시간 제한 등 시대착오적인 규제망도 속히 해체해야 한다. 공정 대결이 가능하게 해야 하는 것이다.

유해물질 검출, 개인정보 유출 등 중국산의 고질병도 수수방관할 일이 아니다. 정부는 지난해 5월 국가인증통합마크(KC)를 받지 못한 물품의 직구 규제에 나섰다가 ‘소비자 선택권 침해’라는 여론 뭇매를 맞고 사흘 만에 철회했다. 알량한 완장만 믿고 제멋대로 도끼질을 하다 제 발등을 찍은 것이다. 시장·소비자 보호 책무를 어찌 이행할지, 시장·소비자와의 충분한 사전 대화를 통해 새 길을 찾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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