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리는 오름세
"가계대출 쏠림 관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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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은 25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당장 대출금리를 내리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금통위는 통화정책 방향 결정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3.00%에서 2.75%로 0.25%포인트(p) 인하했다. 기준금리는 2022년 10월 2.50% 이후 2년 4개월 만에 2%대에 진입했다.
기준금리는 은행의 자금 조달 비용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낮아지면 보통 대출금리가 떨어진다. 그러나 지난해 말 기준금리 인하 이후에도 은행들의 대출금리는 오히려 상승했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신규 취급액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지난해 12월 평균 가계 대출 금리는 연 4.49~5.17%다. 금리 인하 전인 지난해 9월(4.04~4.47%)과 비교해 0.45~0.7%p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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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통위의 이번 결정에도 금융소비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대출금리 인하 효과는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은행권은 지난해 하반기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 강화 방침에 따라 가산금리, 우대금리 조정으로 대출 수요를 억제하고 있는 만큼 대출금리를 쉽게 내릴 수 없다는 반응이다.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이미 시장에 선반영돼 있다는 의견도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 산정 기준이 되는 금융채 5년물(AAA·무보증) 금리는 전일 기준 2.983%로 1월 초(2.999%)와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가계부채 총량관리를 이유로 당장 대출금리 인하를 검토하고 있진 않다”며 “시장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의 대출금리 인하로 주택 매수심리가 다시 살아나면 부동산 시장 쏠림 현상을 부채질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이날 기준금리 인하와 관련해 "최근 서울 일부 지역 부동산 회복세, 이사 철 매매 수요 등이 금리 인하 기대감과 맞물려 가계대출 쏠림이 일어나지 않도록 안정적 관리를 유도하라"고 당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