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성장률 전망치 1.8% 우려에…“우리 실력 받아들여야”

이 총재는 25일 통화정책방향을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내년도 (경제성장률 전망치) 1.8%면 받아들이고 괜찮은 성장률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잠재성장률 2%를 밑돈 것과 관련해 대응 방안을 묻는 말에 이같이 답한 것이다. 이날 한은은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성장률은 기존 1.9%에서 1.5%로 대폭 낮췄고, 내년은 1.8%로 유지했다.
이 총재는 내년도 성장률 1.8%에 대해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성장률을 1.8% 이상 올리려고) 재정 동원하고 금리를 낮추면 가계부채는 올라(증가)가고, 부동산 가격 올라가고, 재정도 이상해져 나라 전체가 더 어려워질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성장률 1.8%는) 우리의 실력이라고 생각하고 그것보다 더 높은 성장을 하려면 지금 단기적으로 어렵더라도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 총재는 “우리 정부가 가장 뼈아프게 느껴야 할 것은 지난 10년간 새 산업이 도입되지 않았다”며 “새 산업을 도입하려면 창조적 파괴가 필요하고 누군가는 고통을 받아야 하는데 그 사회적인 갈등을 감내하기 어려워서 다 이것저것 피하다 보니까 새 산업이 하나도 도입되지 않았다”며 “그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이런 문제는 계속 반복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과도한 추경에 대한 우려도 표했다. 이 총재는 “현재 (성장률 전망치를) 1.5% 정도로 예측할 때 15조 원에서 20조 원 정도로 하게 되면 성장률을 0.2%p 정도 올리는 효과가 있다고 생각해서 단순하게 계산하면 1.5%가 1.7% 정도 되는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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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그(15조~20조 원) 이상의 규모로 하는 건 여러 가지 부작용이 더 크다고 생각하는데 가장 큰 이유는 기본적으로 추경은 단기적으로 경제성장률이 떨어졌을 때 보완하는 역할이지 진통제를 가지고 다시 훨훨 날게, 옛날과 같이 막 뛰게 하는 그런 효과를 하는 것은 많은 부작용을 일으킨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이 총재는 추경 관련 발언에 대해서는 “사실 추경에 대해서는 더 자세하게 말씀 안 드리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비상계엄 이후 경제와 정치 문제가 엮여 있는 상황인 만큼 정치 중립적인 입장에서 추경에 대한 견해를 전했다는 것이다.
이 총재는 “우리나라 상황이 더 어려워지기 전에는 추경의 규모나 어디로 쓰는 게 바람직하냐에 관한 논쟁은 안정화되면 더 이상 제 입에서 듣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다만 빠른 시간내에 정치적으로 안정화가 돼 그런 얘기를 제가 할 필요가 없게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